`벌레떼 습격사건’
  • 경북도민일보
`벌레떼 습격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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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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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 한 마리가 어느날 뉴턴의 얼굴로 끈질기게 날아들었다.때마침 복잡한 계산에 온 정신이 팔려있던 그에게 이 파리는 참으로 성가신 훼방꾼이었다.보통 사람같으면 당장 때려 잡았겠지만 뉴턴은 마음씨 착한 사람이었다.파리를 창밖으로 날려보내며 “넓은 세상 놔두고 왜 나만 귀찮게 하느냐”고 했다던가.
 슈바이처 박사 또한 방안에 모기가 들어오면 살려서 내보냈다고 한다.이와 비슷한 얘기는 많다.옛날 어느날 한 효자가 모기에게 뜯기면서도 잠자코 있었다. 쫓으면 어버이에게 날아갈까봐 참고 있었더란다.
 세상에는 파리,모기말고도 혐오스러운 것들이 많고도 많다.성경에 나오는 메뚜기떼는 요즘도 맹위를 떨치고 있고,듣도 보도 못한 변종들이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요즘 경남 진주엔 지네같이 생긴 벌레떼가 산골마을 주민들을 공포 속에 몰아넣고 있다는 소식이다.한 할머니가 “70평생에 이렇게 징그러운 벌레는 처음”이라고 했다니 알만 하다.이 흉물 수천 마리가 온 마을에 퍼져 꿈틀거리는 광경을 상상만 해도 온몸이 스멀거리는 것 같다.
 요즘 대구시 가로수에선 미국 흰불나방 유충이 “여름날 비오 듯”해 징그럽기 짝이 없다고 한다.나무가 많은 대구시엔 플라터너스(양버즘나무)만도 3만6천 그루가 넘는다.이토록 많은 가로수들이 벌레떼의 보금자리 노릇을 하고 있으니 방역 작업도 난감하게 생겼다.비내리듯 한다는 벌레떼의 원인은 이상기후라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유별났던 올 여름 장마와 폭염이 벌레떼 습격사건의 빌미라는 것이다.
 우리 속담은 대자연 앞에 힘 못쓰는 사람을 “하늘 밑 벌레”라고 일컫기도 한다.불가에서는 등불 좇는 벌레를 애욕을 좇는 인간과 같다고 한다.이 보잘것없는 인간들이 자연을 학대해 만들어 낸 현상 가운데 하나가 벌레떼 창궐이다. 그러니 누굴 탓할 건가.
 
/김용언 논설위원 ki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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