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이야기도 있다. 영국의 문인 찰스 램이 친구에게 5실링을 꾸려고 했다. 그러나 친구는 가진 게 반 크라운밖에 없어 주머니를 털었다.얼마 뒤 길에서 찰스 램을 만나게 된 친구가 빚독촉을 했다.그러나 찰스 램의 반응은 어정쩡했다.“나한테 반 크라운빌려간 것 벌써 잊었나?” “아니 그게 아니고….나는 5실링을 빌려달라고 했는데 자네가 아직 다 주질 않아서….”빚 받으려던 친구는 졸지에 빚꾸러기가 되고 말았다.
전국 광역단체 주민 가운데 가장 빚이 많기로는 대구시민이 첫번째라고 한다. 대구 시민 한 사람에 94만2000원 꼴이라고 한다. 어느 국회의원이 지자체들의 재정상황을 분석했더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기초단체로는 강원도 양양군이 첫손 꼽혔다. 한 사람이 177만7000원 꼴로 빚을 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남 신안군,충남 계룡시에 이어 경북 영양군이 전국 네번째다. 영양군민 한사람이 짊어진 빚은 106만8000원이다.지하철과 도로건설,수해복구 따위가 그 원인이다.지자체의 새 청사를 짓느라 빚이 많은 곳도 있다니 황당해지기도 한다.
태고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빚은 인간 생활의 일부가 되어오고 있다.소크라데스 같은 명망가도 닭 한 마리를 빚지고 죽었다지 않는가.빚에 자유로운 사람이 없다시피하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이다. 세익스피어를 비롯한 수많은 지성들도 빚을 벌레보듯 품평한 어록들을 많이 남겼다.개인 빚은 아니라지만 지자체 빚도 본질은 마찬가지다. 그러기에 `사랑의 빚말고는 아무 것도 빚지지 말라’고 하나보다.
/김용언 논설위원 ki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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