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남편·아내 재산관리도 따로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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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남편·아내 재산관리도 따로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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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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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재기’ 조선시대 사회상 그대로 담아내
 남녀차별 없는 재산상속 17C고비로 균열

 
 
조선의 재산상속 풍경
이기담 지음 l 김영사 l 9900원

 
 
 
 
 분재기(分財記)는 재산을 후손들에게 나눈 기록이 담긴 고문서이다.
 고려 때부터 작성돼 조선시대에는 양반부터 노비까지 모든 계층들이 재산을 분배할 때 이를 남겼는데 현재 550여 편이 전해진다. 그 방식과 종류는 매우 다양한데 이는 우리 선조들이 재산을 분배할 때 참으로 엄격했기 때문이다.
 집, 토지, 노비, 가재도구까지 시시콜콜 나눴다. 분재기를 잘 들여다 보면 재산의 성격, 각 가문의 가계 균분과 변화과정, 작성연대와 주체, 대상 지역들이 나타나 있다.
 이런 자료를 종합해 보면 분재기는 조선시대 사회상을 그대로 담아낸 거울로 변신한다. 그것에 비친 조선의 재산상속 풍경은 이렇다.
 우선, 아들 딸 구별 없이 재산을 똑같이 상속받았다. 시쳇말로 처가 덕을 보는 행운의 사대부가 드물지 않았다. 장가를 두 번 들어 부자가 된 퇴계 이황, 외가가 든든했던 성리학자 이언적, 처가살이를 했던 김종직. 이들 대유학자의 유유자적한 생활 뒤에는 어머니와 아내가 물려받은 든든한 재산이 있었다.
 다음으론, 남편과 아내가 각각 다른 주머니를 찼다는 걸 알 수 있다. 재산이 양친, 어느 쪽에서 왔는지를 꼼꼼하게 기록했다. 남편과 아내가 재산을 별도로 관리하고 소유했다는 걸 말해준다. 때문에 죽은 마누라의 재산도 마음대로 처분하지 못하고, 죽은 딸의 재산을 돌려달라는 처가와 못 주겠다고 버티는 사위간에 재산 상속 분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분재기는 사대부뿐만 아니라 양인 노비 계급도 중요하게 여겼다. 노비의 신분으로 두 딸에게 재산을 남긴 복만의 분재기가 좋은 예. 노비라 하더라도 개인 소유의 재산이 있었고 증인까지 앞세워 자기의 재산을 상속하는 문서를 작성했다.
 이런 분재기 원칙들은 17세기를 고비로 균열을 일으킨다. 선조들은 제사를 모시는 `봉사(奉祀)’ 후손에 별도의 재산을 배정했는데 17세기 이전까진 별 문제가 없었다. 당시 제사는 아들 딸이 돌아가며 모셨기 때문. 17세기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3대에서 4대까지 봉사하게 되자 그 횟수와 종류가 증가해 제사가 세분됐다. 여기다 장자 중심의 가치관이 강화되면서 결국 제사를 모시는 장자에게 재산이 더 많이 넘어갔다는 것이다.  /여정엽기자 bit@
 
 
 
화제의 책  
`빌어먹는’ 대중음악 뒷담화  
 
탁현민의 재미있는 무대밖 무대 이야기
탁현민 지음 l 나무와 숲 l 9800원

 
 
 이 책은 저자 탁현민이 몸으로 `빌어먹는’ 대중음악판에 대한 신랄한 뒷 담화다.
 mp3와 p2p 문제부터 공연 사기와 취소, 안전사고, 인기 가수를 이용하려는 별 볼일 없는 정치꾼들과 사기꾼 매니저에 이르기까지 현장의 얘기를 담고 있다.
 대중음악을 철저하게 방송에 종속시키려는 거대 방송사의 속내는 물론 어떻게든 그 속에 들어가 돈벌 궁리를 하는 기획사들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저자 탁현민은 가요 `계’에서 가요 `판’으로 다시 가요 `바닥’으로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대중음악 산업과, 양적 팽창이 질적 저하로 이어져가는 공연산업에 대한 우려를 그곳에 몸담고 있는 현장 사람의 입장에서 쓰고 있다.
 시민단체 문화 담당 간사로부터, 케이블TV의 이벤트 PD, 온라인 매체의 문화사업, 음반기획, 마케팅, 공연기획, 콘서트 연출, 대학 강사, 칼럼니스트 등 대중음악과 관련한 다방면으로 일하고 있거나 일했던 대중음악`통’이다.
 저자는 들국화, 정태춘, 이은미, 자우림, 김광진, 크라잉넛, 여행스케치 등의 공연 기획·연출을 맡아왔으며 지금은 YB, 김C, 강산에 등이 소속된 다음기획에서 콘텐츠사업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이러한 경력을 지닌 저자는 책을 통해 우리 대중음악판에 대한 망연한 좌절, 자학과 자위의 글들을 담았다.  
 
눈에 띄는 새 책
 
 △수의 마법사(수학/알블레히트 보이텔슈파허 지음·김정민 옮김)
 추리 소설 형식을 빌려 수학과 암호의 세계를 흥미진진하게 정리한 책. 청소년들이 관심있어 하는 해킹과 관련된 기본 테마를 주제로 하고 있으며, 내용은 수와 암호의 개념, 암호를 만들고 푸는 법이다. 대교베텔스만. 224쪽. 9000원.
 
 △진실은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언론·미디어/박준일 지음)
 박준일 기자의 취재수첩을 통해 본 보도전쟁과 위선의 사회. 1부는 처음 사건을 접하게 된 계기와 사건 해결 과정, 보도되지 않은 뒷이야기를 담았다. 2부는 저자가 각종 저널에 기고한 글을 엮었다. 인물과사상사. 328쪽. 1만원.
 
 △인도사에서 종교와 역사 만들기(역사/이광수 지음)
 인도역사 전문가인 저자가 그동안 발표했던 논문을 모아 단행본으로 냈다. 독자들이 바른 역사인식과 인간의 발자취가 갖는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도록 하는 게 책 발간의 목적. 산지니. 324쪽. 1만8000원.
 
 △서동과 처용이 삼국유사를 박차고 나오다(고전/전경원 지음)
 `서동’과 `처용’으로 대변되는 향가 <서동요>와 <처용가>의 배경설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수록했다. 흥미롭게 엮은 14편의 향가 작품은 독자들의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한다. 꿈이있는세상. 239쪽. 9800원.
 
 △자클린느 뒤 프레 예술보다 긴 삶(전기/캐럴 이스턴 지음·윤미경 옮김)
 첼로 신동이었다가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자클린느 뒤 프레. 그의 삶을 음악적 성공만 뒤쫓지 않고 신동으로서, 직업연주가로서, 육체적 병과 은유로서의 병에 시달리는 여자로서 겪어야 했던 심리상태를 중심으로 엮었다. 마티. 472쪽. 1만8000원.
 
 △과학문화와 기업의 만남(경제 경영/박금식 지음)
 과학문화 확산의 필요성에 대한 재인식과 함께 국가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민간이 참여하는 폭넒은 과학문화 활동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기업이 과학문화 확산을 위해 할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을 알려준다. 삼성경제연구소. 136쪽. 5000원.
 
 
함께 보는 어린이책
 
 △생각의 꼬리를 무는 역사 234(초등 전학년/원영주 글·한차연 그림) = 우리나라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일들이 234가지 질문과 답으로 이어진다. 남은 식량 때문에 전쟁이 일어났다는 게 정말? 개성 상인은 왜 유명할까? 당파는 어떻게 생기기 시작했을까? 씽크하우스. 9500원.
 
 △신비롭고 재미있는 동아시아 신화(초등 전학년/이경덕 지음·한경호 이선희 그림) = 한반도 북쪽을 비롯한 베트남과 티베트, 인도네시아의 신화들을 모아 엮었다. 여러 민족들의 다양한 정신문화를 만날 수 있다. 현문미디어.  9000원.
 
 △안녕, 캐러멜!(초등 2~4학년/곤살로 모우레 글·페르난토 마르틴 고도이 그림·배상희 옮김) = 실화를 바탕으로 한, 귀가 들리지 않는 소년과 아기낙타의 우정과 이별을 그린 동화. 장애인 소년이 아기낙타와 어떻게 친구가 되는지, 그 우정이 얼마나 절실하며 깊은지, 또 이별을 통해 소년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아름다운 언어로 이야기한다. 주니어김영사. 8000원.
 
 △채소밭 잔치(유치부 이상/다시마 세이조 글·그림, 고향옥 옮김) = 할아버지 밭에 채소가 쑥쑥 자라는데 잡초와 벌레가 걱정이에요. 할아버지는 풀을 뽑아내고 이십팔점 무당벌레도 없애려고 해요. 하지만 마을에 잔치가 있어 잡초도 벌레도 내버려 둔 채로 할아버지는 마을로 가고…. 밭에서는 채소들의 잔치가 벌어져요. 우리교육.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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