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종 봄비에 잠자던, 푸나무가 깨어난다. 돌도 봄비맞고, 긴 겨울잠에서 빠져나온다. 단잠을 자고 나선지, 돌은 얼굴이 더 밝고 모습도 더할 수 없이 단아하다.
행화촌 김상훈 살구꽃 피는 마을피는 꽃이 저리 곱다. 피는 꽃 그 너머로지는 꽃도 어여쁘다. 목숨도 오가는 날이저리 꽃길이고저.
김상훈 너를 두고 너라고 밀치고나를 두고 나라고 도사리면 너와난 언제고 둘일뿐하나되긴 영영 먼길 萬象은 不二의 渾融임을미쳐 못깬 어리석음.
때때로 김상훈 차라리 활활 불태워한줌재로 흩뿌리고나 말까. 천길 벼랑끝에서낙엽처럼 흩날리고나 말까. 때 로 襤褸한 목숨을짓이기고 싶은 心緖.
김시종 불청객 철새가, 조류독감을 운반한다. 여의도 인간 철새는, 정치를 심각하게 오염시킨다. 쥔 보탤 나그네 없듯, 철새도 백해무익하다.
김시종 우유주머니는,복주머니.행운의 열쇠가 들어있다. 아사직전의 도선생이,행운의 열쇠로 금고를 연다. 행운의 열쇠덕분에,시들은 명줄이 이어진다.
김상훈 내 연연한 숭원의오직 하나인 문이 낭랑한 당신의 목소리로이제서 열리고 있다. 선연한 아침노을에 타고 있는 너와 나
김시종 사람은 진보하면,식인종(食人種)이 된다. 영락없이 노랑머리칼같은,옥수수 수염을 달여 먹고,신장병을 다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