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을 위협하는 현대 식품시스템
  • 경북도민일보
밥상을 위협하는 현대 식품시스템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11.01.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식량의 종말’출간…대량생산·소비 식품산업 문제점 고발
구제역 등 질병확산-기아·비만 등 불균형 `참담한 패배’상징

 
 
 구제역에 조류 인플루엔자(AI)까지 발생하면서 축산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잇따르는 동물 전염병으로 식품 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막연한 불안감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신간 `식량의 종말’(민음사 펴냄)은 대량 생산, 대량 소비로 상징되는 현대 식품산업의 문제점을 고발한 책이다.
 `석유의 종말’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미국의 저널리스트 폴 로버츠는 이 책에서지 속되는 기아, 만연하는 식중독, 비만 등을 하나로 이어주는 고리가 현대 식품 시스템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우선 “현대 식품 시스템이 성공과 동시에 문제를 낳았다”고 지적한다.
 미국에서 시작된 식품의 대량 생산, 대량 소비 시스템은 생산성을 높이고 식품의 가격을 낮췄지만 동시에 농촌의 지역 문화를 파괴했다.
 각 가정에서는 음식의 조리 시간과 비용이 줄어들었지만, 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시간이 줄면서 가족 관계, 문화적 정체성, 인종적 다양성 등 음식을 만들어 먹는 행위와 밀접한 요소들의 성격이 점차 변질됐다고 저자는 말한다.
 아프리카의 기아도 현대 식품 시스템의 또 다른 허점을 보여준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식품 가격이 50년 전보다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고 세계 식품 공급량도 늘었지만 기아는 근절되지 않았으며 전 세계에는 영양 과다 인구만큼 영양 부족 인구가 가득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불균형이 “식품 시스템의 참담한 패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한다.
 구제역 사태 역시 현대 식품 시스템의 위기를 보여주는 현상이다. 대형 사육 시설에서 소, 돼지 등을 집단 사육하는 대량 생산 시스템이 질병 확산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즐거움을 주던 `먹는 행위’가 이제 불안감과 심지어 죄의식까지 안겨주고 있다고 말한다.
 인류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지만, 사람들은 비만, 당뇨, 나쁜 탄수화물, 좋은 지방, 첨가물 등 음식과 질병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으며 북미와 유럽은 물론 아시아 국가에서는 수 억명의 사람들이 필사적으로 다이어트에 매달리고 있다는 게 그 사례다.
 저자는 그러면서 식품 시스템의 위기를 극복하고 식품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우선 소비자들이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으로 육류 소비량을 줄이고 어류 소비량을 늘릴 것을 제안한다.
 또 세계적인 대형 식품회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지역 식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한편 농업 정책을 개혁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거의 모든 면에서 볼 때 식품의 `황금시대’로 추억될지 모를 시기의 종착점을 향해 우리는 달려가고 있다”면서 “식품은 문명의 토대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문명을 뒤흔드는 메커니즘으로 보인다”고 경고한다.
 원제는 `The End of Food’. 김선영 옮김. 524쪽. 2만5000원.
 /이부용기자 lby@hidomin.com
 
 
----------------------------------------------------------------------------
 
시인 김시종 네 번째 산문집 `일필휘지’출간
 
시적 감각 산문으로 잘 풀어내…풍자·해학까지 깃들어
 
 
  시인 김시종<사진>의 네 번째 산문집 `일필휘지’(문경문예아카데미 펴냄)가 출간됐다. 일필휘지(一筆揮之)란 글씨를 힘차고 시원하게 머뭇거림 없이 써 내리는 것을 말한다.
 옛말이지만 현대적 신선함을 주는 어휘를 책 제목으로 삼아 눈길을 끈 것도 매력적이다. 탁월한 시적 감각을 산문으로 잘 풀어내어 문학적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김 시인은 네 권이나 되는 탄탄한 수필집을 냈다.
 이번 산문집에서도 변함없이 그의 장기인 풍자와 해학이 깃들어 있다.
 작가는 말한다.
 28개월 동안 90편의 칼럼, 즉 일주일에 거의 한편에 해당하는 글을 신문에 발표하며 마치 면발을 뽑듯 한 호흡에 글을 써 내려갔다고.
  /이부용기자 lby@hidomin.com
 
 
-----------------------------------------------------------------------------
 
삼국유사에는 왜 계란맨이 많을까?
 
`끊어진 하늘길과 계란맨의 비밀’출간
 
  주몽, 혁거세왕, 탈해왕, 수로왕…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알에서 태어났다는 점이다. 이들의 탄생 이야기는 일연이 지은 삼국유사에 기록돼 있다. 그렇다면 삼국유사에는 왜 이렇게 건국 시조들이 알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많을까.
 이런 궁금증을 제기하면서 명쾌한 해설까지 곁들인 책이 나왔다.
 출판사 너머학교의 고전교실 시리즈 첫 번째 책으로 출간된 `끊어진 하늘길과 계란맨의 비밀’은 종교학 전공자인 조현범 씨가 삼국유사에 숨겨진 여러 신화적 코드를 끄집어내 상상력을 곁들여 이야기 형식으로 구성한 어린이·청소년용 교양서다.
 저자는 알에서 나온 건국 시조들을 `계란맨’이라고 부르면서 계란맨이 다른 나라의 신화에는 중국 신화에 두 명, 그리스 신화에 한 명 정도 나오는 데 비해 한국의 계란맨은 네 명이나 되는 것에 주목했다.
 이어 `왜 하필 알이냐’ `이 알은 새의 알이냐, 뱀의 알이냐’는 질문을 던지면서 알의 속성을 파고든다. 저자는 이 물음의 비밀을 푸는 열쇠로 삼국유사의 한 이야기인 `천축에 갔던 여러 스님들’에 나오는 닭을 지목한다.
 이 닭은 무언가 특별한 닭이며 날개가 달린 닭은 땅에 기원을 둔 것이 아니라 하늘에 속한 존재이고 알에서 태어난 존재들 역시 하늘에서 온 사람들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저자는 풀이한다.
 이에 더해 계란맨 이야기는 삼국유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수많은 신화와 전설, 설화 속에서 반복된다는 사실을 `금방울전’ `구렁덩덩 신선비’ 등 다른 여러 고전소설과 설화를 사례로 들어 설명한다.
 저자는 이렇게 삼국유사를 비롯해 세계의 여러 다양한 신화와 설화를 끌여들여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우리 문화와 역사의 근원을 파고든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특히 신화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신화가 주는 자유로운 상상력과 삶에 대한 통찰력에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신화를 읽는다는 것은 각자가 나름의 상상력을 도구로 하여 펼쳐내는 나만의 탐정 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무도 정답을 가지고 있지 않아요. 그러니까 더 재미있지요. 이런 점에서 신화를 가리켜 아무리 물을 길어 올려도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무궁무진한 상상력이 숨어 있는 보물창고라고 말합니다.”(책 본문 `들어가는 이야기’ 중)
224쪽. 1만4500원.
 
-------------------------------------------------------------------------
 
`정의’신드롬 파헤친다

`무엇이 정의인가’…샌델 교수 정의론 한계 지적

 
 
 지난해 출판계 최대의 화제작은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의 정치철학 책 `정의란 무엇인가’였다.
 `정의란 무엇인가’는 인문 서적으로는 이례적으로 60만 부가 넘게 팔려나갔으며새해에도 인기가 좀처럼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샌델 교수의 TV 강좌인 EBS `하버드 특강 - 정의’는 자정시간대임에도 시청률 1%를 넘기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신간 `무엇이 정의인가?’(마티 펴냄)는 `정의란 무엇인가’에 열광하는 한국 사회의 현상, 샌델 교수가 제시한 정의론의 의미와 한계 등을 짚어본 책이다.
 문화평론가인 이택광 경희대 교수, `로쟈’라는 필명으로 잘 알려진 이현우 한림대 연구교수, 김도균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홍규 영남대 교수, 소설가 장정일 씨 등이 필자로 참여했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돼 있으며 1부에서는 `정의란 무엇인가’가 한국사회에서 소비되는 양상과 그 이면을 살펴본다. 2부에선 샌델 정의론의 장점과 한계를 통해 샌델이 말하는 공동체론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3부에선 정의에는 열광하지만 `정의 없는’ 사회인 한국사회의 모습을 비판적으로 조명한다.
 우선 이택광 교수는 정의 신드롬을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정의란 무엇인가’가 한국사회에서 “맥락이나 내용에 상관없이 한국사회에 만연한 정치 일반에 대한 혐오를 치유하기 위한 특효약으로 호출”되고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지적이다.
 반면 이현우 교수는 정의 열풍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 교수는 `마시멜로 이야기’(2006) `시크릿’(2007~2008) `엄마를 부탁해’(2009) 등 한국 사회의 지표가 됐던 베스트셀러 목록에 주목한다.
 특히 2년 연속 최고의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했던 `시크릿’은 부와 성공의 비밀을 알려준다는 책이라면서 부와 성공이 키워드인 “`시크릿’에서 `정의’로의 이행이란 관점에서 보면 `정의란 무엇인가’ 열풍은 문제적이면서도 긍정적이다”고 말한다.
 장정일 작가는 일각에서 샌델이 정의를 명쾌하게 정의해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이를 두고 샌델을 공박해선 안된다고 말한다.
 그는 “`정의란 무엇인가’는 제목과 달리 정의가 무엇인지 말해주지 못할뿐더러,샌델 역시 정의란 `딜레마’일 뿐, 바람직한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면서 “원래 정의는 규정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의를 제대로 규정하지 못했다고 지은이를 공박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김도균 교수는 지하철 쩍벌남, 양심적 병역거부, 성전환자의 호적정정, 군대 내불온서적 금지조치 등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구체적인 문제들을 샌델의 시각에서 살펴본다.
350쪽. 1만5000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