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자면 학생들로부터 운동장을 뺏은 것도 모자라 그들에게 안전사고 위험까지 안겨주고 있는 셈이다. 몇 년 전 당시 한 1학년생이 이 쇠기둥에 부딪쳐 머리를 크게 다쳐 아직도 정상적인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단다.
교육기관으로서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보호하고 조장해야 할 학교의 의무에 반할 뿐 아니라 어른들의 도리도 아니다.
학교에는 선생님들을 위한 체육시설도 당연히 필요하다. 더구나 근무여건이 열악한 도서벽지 학교일수록 오히려 선생님들의 여가선용과 건강증진을 위해 더 좋은 시설이 제공돼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울릉중학교가 교직원들을 위한 시설을 갖춘 것 자체를 나무랄 일도, 시비 걸 일도 아니다. 다만 좁은 공간의 활용 우선순위가 학생들에게 있어야 한다는 당위론적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다.
학교의 구성원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학생과 교직원이다. 교직원만으로 학교가 될 수 없듯이 교직원 없이 학생만으로 학교가 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운동장과 같은 학교의 교육시설은 기본적으로 학생이 주 수요자다.
학생의 교육받을 권리와 교직원의 근로여건이 부족한 시설을 두고 상충된다면 학생이 먼저 시설의 주인이 되어야 마땅하다. 선생님들에게 있어 테니스코트는 근로환경 차원의 `복지’인데 비해 학생에게 학교운동장은 일테면 `필수품’이란 사실에 모두가 동의해야 하리라 본다.
주지하듯 울릉도는 활용할 수 있는 평면 면적이 좁은 지역이다. 학교 운동장 또한 넉넉하게 사용할 만한 형편이 아니다. 이런 처지에서 학교는 운동장을 학생들의 직접교육에 십분 활용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것이 지금 열악한 환경의 이 섬에서 공부하는 학생들과 학부모, 지역민들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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