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뺨을 맞아도 주먹뺨을 맞으면 주먹맛이 더 얼얼할 테니 경찰서에 드나들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그러니 주먹은 아예 함부로 휘두를 게 못된다. 젊은 아내에게 60대 노인이 자리를 양보했다고 해서 시비가 붙었던 시내버스 속 장면이 그 일례일 터이다.
`주먹 맞은 감투 신세’란 말이 있다. `주먹 맞은 망건(網巾)꼴’이라고도 한다. 주먹 맞아 쭈그러들면 그 꼴이 말이 아니기는 감투거나 망건이거나 그게 그것이기는 매한가지다. 염상섭의 `삼대(三代)’에서 그 용례를 찾을 수 있다. “상훈이는 주먹 맞은 감투가 되어서 잠깐은 우선 물러 앉는 수밖에 없었다.”
구미시의원 한 사람이 술자리에서 난폭한 주먹질을 했다고 구미경실련이 들고 일어났다고 한다. 한나라당 당직자가 수십 바늘을 꿰맸다는 이야기다 . 주먹뺨 정도가 아니라 이종격투기 수준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그러나 이 폭력의원은 자신도 얻어맞아 119구조대의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주장한다나 보다. 그런데도 경찰은 먼산만 바라본 채 딴전이라고 하니 이 또한 아리송하기만 한 일이다.
기초의원 폭력극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걸핏하면 일어나 주민들이 이맛살을 찌푸리게 된다. 지난 5월엔 군위군의원끼리 술잔을 날리고 발길질을 한 일이 있었다. 지난해 10월엔 김천시의원이, 12월엔 대구중구의원이 공무원을 때리거나 의원들끼리 심한 몸싸움을 벌인 일이 벌어졌었다.
대충 살펴본 사례만 꼽아도 이 정도다. 더 열심히 뒤져보면 의원들의 주먹다짐 사례는 부지기수일 것이다. 아무리 주먹이 가깝다지만 법을 다루는 주민 대표들이면 그 신분에 걸맞는 행세를 해야 되리라는 생각이 새삼스럽게 든다.
김용언 /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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