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19년 뒤 똑같은 사고가 프랑스 앙제에서 일어났다. 1850년 4월 16일 오전 11시 보병 2개대대와 기병 1개대대가 현수교를 건너다 일어난 사고였다. 원인은 부대원들이 보조를 맞춰 행군한 탓으로 결론이 났다. 지휘관이 다리위에서는 보조를 흐트러뜨려 각자가 멋대로 건너도록 지시했으나 폭풍우 속이어서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고 했다. 장·사병 221명이 목숨을 잃은 대참사였다.
중국의 이색풍물을 소개한 책을 보면 적교이야기가 나온다. 철근도 콘크리트도 없던 시절에 등나무 껍질을 여러 겹으로 꼬아 만든 흔들다리다. 대나무를 이용해 만든 다리도 있다. 이런 흔들다리 위를 걸음마를 갓배운 아기도 태연하게 건넌다. 짐을 가득 실은 우마차가 건너도 다리가 끊어지는 일은 없다. 그런가하면 외줄다리 류쏘(溜素)도 있다. 이 외줄다리에 도르레를 걸쳐 절벽사이를 오간다. 최근 이런 다리를 오가면서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를 TV에서 본 일이 생각난다. 청송 중평교, 영덕 강구교가 흔들흔들한다고 보도됐다. 애초에 흔들다리로 세운 게 아니니 위험시설물이다. 실제로 D급이라고 한다. 전국 위험시설물 48곳 가운데 10곳이 경북에 있다. 사고엔 예고가 없다. 조짐이 나타나면 서둘러 손쓰는 게 처방전일 뿐이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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