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짜미 모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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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짜미 모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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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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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짬짜미’는 남모르게 자기들끼리만 하는 약속이다. 이를 한자어로 쓰면 밀약(密約)’이고 묵계(默契)가 될 터이다. 노름판 표현을 빌면 `짜고 치는 고스톱’쯤 될 게다. 그러니 이 짬짜미에 당하는 사람의 마음이 개운할리가 없다. 심훈의 `상록수’에서 그 용례(用例)를 찾을 수 있다. “그 보다도 어머니를 살살 꾀고 어수룩한 늙은이와 짬짜미를 해가지고 거짓말 전보를 친 정근의 비열한 태도가 주먹으로 그 핏기 없는 얼굴을 후려갈기고 싶도록 밉살스러웠다.”
 영주지역에 요즘 짬짜미 논란이 일고 있어 선거관리위원회까지 나서서 진상을 가리는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산악회원들의 정동진 기차여행에 한나라당 소속 현역 국회의원 ,시의원, 10월 보궐선거에 나서기를 희망하는 정치지망생들이 끼어들자 기분을 잡친 시민들이 울근불근하고 있어서다. 이 기차여행에 참가했던 사람들은 산악회와 한나라당의 짬자미를 의심하고 있으나 정작 당사자들은 손사래를 치고 있다고 한다.
 선거철이 되면 관광버스가 동나고 후보자들은 떠나는 버스를 향해 90도로 허리를 꺾어 절을 하느라고 바쁜 모습은 눈에 익숙한 광경이 된지 오래다. 이들 사이에 어떤 짬자미가 있는지 어떤지는 알 사람만 아는 일이다. 의심하려들면 `심증은 있으되 물증이 없다’로 결론나기 일쑤다.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판이 전국에 차려지면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을지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아닌 것 같다. 이번 영주의 짬자미 의혹이 `기대난’을 뒷받침하는 사례가 될 것 같다. 시민들은 기차 속에 차려진 정치판을 불쾌해하는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산악회와 한나라당이 `짜고친 행사’라고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산악회와 한나라당은 `모르쇠’로 뻗대고 있다. 어딜 가든 오라는 소리를 안했는데도 잔칫집에  몰려드는 불청객이 문제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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