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쾌도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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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의 쾌도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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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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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 20에 왕위에 오른 알렉산더는 기원전 334년에 동방원정 길에 오른다. 소아시아의 한가운데인 고르디우스에 들어섰을 때 그곳 제우스신전 기둥에 짐수레 한 대가  어찌나 단단하고 교묘하게 묶었는지 이를 푼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게다가 이 매듭을 푸는 사람이 아시아를 지배하게 된다는 게 아닌가. 그는 그 매듭을 푸는대신 칼로 후리쳐 끊어버렸다.영어 `Gordian knot’의 유래다.`풀수없는 매듭, 어려운 일’을 뜻한다. 이를 과감하게 해결한다는 뜻으로 동사` to cut’을  앞세운다. 우리말로 쓴다면 `단칼에·단번에·단숨에·한숨에’ 같은 낱말에 `베어버리다’를 덧대어  쓰면  딱들어맞을 것 같다.
 뜬금없이 알렉산더 대왕의 고사를 들먹이는 것은 포항시의 난제가 생각나서다. 지금 포항시는 포스코의 페로실리콘 공장 유치와 복합화력발전소 건설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처지다. 이 두 가지를 유치해야 `치적’과 `지역경제’ 양쪽에 큰 도움이 되리라는 판단인데 그게 영 마음대로 되질 않아서  벙어리 냉가슴 앓듯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 문제를 일도양단(一刀兩斷)하지 못하고 끙끙 앓는 소리를 내기는 포항시의회라고 다를 게 없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지난 20일 포항시의회를 찾아가 해결을 요청하면서 “시의회가 찬성하지 않으면 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한다. 뜨거운 감자를  시의회에 넘긴 형국이다. 그러나 시의회는 ““당장 결정하기는 어렵다”면서  “27일 긴급 임시회를 열어 결론 내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포항시의회가 쾌도난마 방식을 선택하지 못하는 데는 시의회 안에서도 찬반의견이 맞서고 있어 의견 조율이 필요한 탓이다. 조용하게 의견을 조율했을 주말도 지났다. 그러고도 27일 특별임시회 소집까지는 앞으로 며칠 더 여유가 있다. 과연 어떤 해결책이 물밑에서 솟아오를지 관심거리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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