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생활 경험담은 지금도 어디서나 들을 수 있을 정도다. 1인당 국민소득이 70달러를 맴돌던 시절을 살아온 우리들이다. 이런 시대엔 온난화가 어떻고 탄소가 어떠니 하는 소리는 들리지도 않았다.
가난의 상징인 호롱불에도 추억은 어려있다. 혹한이 어느때 이야기이냐는 듯 하루가 다르게 봄기운이 다가오는 요즘이니 눈 내리던 겨울밤 생각이 안날 수가 없다. 김광균의 `설야(雪夜)’가 추억을 품고 있다.
“어느 먼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 이 한밤 소리없이 흩날리느뇨// 처마 끝에 호롱불 여위어 가며/ 서글픈 옛 자췬 양 흰눈이 내려//하이얀 입김 절로 가슴이 메어/ 마음 허공에 등불을 켜고/ 내 홀로 밤 깊어 뜰에 나리면 / 먼 곳의 여인이 옷벗는 소리//….”
구미시에 에너지를 거의 안써도 되는 건물이 내년말엔 세워지리라고 한다. 경북도환경연수원에 110억원을 들여 친환경탄소제로 교육관을 짓는다는 소식이다. 엊그제(27일) 구미시청에서 전문가들이 모여 건축·기본계획 설명회도 가졌다고 한다. 전기나 연료를 거의 쓰지않고 신재생에너지로 조명과 냉·난방을 해결하는 건물을 짓겠다는 소리겠다. 그리되려면 태양광, 지열,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가 한몫을 할 수밖에 없겠다.
경북도환경연수원의 친환경탄소제로 건물 건축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언제가 될지는 모를 일이지만 미래형 건축물의 전형이 돼야할 것이어서다. 기존 에너지 사용을 80 ~ 95%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하니 솔깃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런 건물이 대중화된다면 자나 깨나 `녹색’타령을 듣지 않아도 될지 모르겠다. 호롱불 등잔을 박물관에서나 보게 된 때가 언제였는지를 생각하면 먼 뒷날 얘기도 아니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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