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에 새누리당이 황당한 일을 당해 어이없어 하는 표정이다. `영남신당 자유평화당’이라는 군소정당이 `한나라당’이라는 이름으로 선관위에 당명변경등록을 한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앙선관위의 공식문서에는 `새누리당’과 `한나라당’이 모두 버젓이 실리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새누리당이 버린 이름을 영남신당이 덥석 주워 쓴 꼴이지만 새누리당은 벌레 씹은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될 게 없다”고 선관위가 거들고 나섰고 보면 더욱 입맛 쓰게 생겼다.
궁금한 것은 `영남신당’이 굳이 `한나라당’을 재활용해 날쌔게 등록한 이유다. 새누리당이 귀에 익은 `한나라당’이란 당명을 버릴 수밖에 없었던 연유를 안다면 더욱 그렇다. 울며 겨자 먹기가 아니었던가? 총선이 한 달 남짓 바짝 다가오는데도 주자를 확정하지 못해 골머리를 싸매고 있는 모습에서 속빈 강정같은 거대여당의 고민이 엿보인다.
사이가 별로 가깝지 않거나 좋지 않을 때 `건건찝질하다’는 표현을 쓴다. 이희승의 `인간의 팔촌’에서 한 대목을 옮겨본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또한 `사돈의 팔촌’이라는 말도 있으니, 별로 친척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는 건건찝찔하고 서늘미지근한, 탐탁치 않은 정도의 관계를 가리켜 이르는 것이다.” 새누리당과 한나라당은 `사돈의 팔촌’관계인가 아닌가? 넌센스 퀴즈감이란 생각이 든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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