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매립장 지붕
  • 김용언
위생매립장 지붕
  • 김용언
  • 승인 2012.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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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이 이루어지면 백모(白茅)로서 이엉을 한다. 이것은 비용을 덜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때로는 이엉을 할 만한 좋은 띠가 없어 제대로 덮지 못할 때가 있다. 비가 줄줄 새기 마련이다. 그러다가 비가 개면 까마귀가 날아와서 모두 물어가 버린다. ” <洪邁東重記>
 위 글에서 볼 수 있듯 지붕은 눈과 비와 햇볕을 막을 수 있도록 집꼭대기에 씌우는 덮개다. 꼭 건물이 아니더라도 모든 물건 위를 덮는데 쓰는 물건을 일컫기도 한다. 지붕을 정의하면 이런데 그 생김새는 가지각색이다. 뾰족지붕, 돔, 임페리얼지붕, 파빌리온지붕 같은 특색도 보이고 건물 옥상같은 평지붕도 흔하다. 이밖에도 용도에 따라 겹겹이 올린 지붕, 한쪽으로만 기울게 지은 외쪽지붕을 비롯해 모양새가 수십가지에 이른다. 한옥지붕만 하더라도 단순하지 않다. 용마루를 비롯한 각 부분의 이름은 한참 꼽아나가야 한다. 건물의 지붕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반증이다.

 상주시 중동면 죽암리 위생매립장 지붕이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는 모양이다. 빗물만 막으면 되는데다 2022년에 매립장 용도가 끝나면 흙으로 덮을 것인데 12억7000만원이나 들어갔대서다. 매립장 사업비가 48억9000만원이고 보면 과다투자 시비가 일어날법도 해보인다. 값비싼 체육시설용으로 설치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게다가 산 중턱에 설치한 흰색 지붕이어서 운전자들의 시야에 혼란을 일으킨다나 보다. 때문에 색깔을 바꾸려 했으나 도색비용이 2억원이나 들게돼 속앓이만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보도된 내용만 봐도 이래저래 딱하기만 하다. 애당초 첫 단추부터 잘못 채우기 시작했고보니 아귀가 맞지않아 말썽을 빚고 있는 상황이 훤히 보인다. 매립장 지붕이라고해서 아무렇게나 덮어도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도를 넘은 호사를 시키려다가  혈세낭비 시비만 부르고 있으니 탈이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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