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들 중심 전술 적응 못해 벤치행으로 이어져
포항은 24일 지쿠를 6개월 임대 조건으로 강원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지쿠는 내년까지 포항과 계약돼 있다.
올해 포항 유니폼을 입은 지쿠는 K리그 15경기에 출전해 6골을 득점하며 리그 초반 포항 공격을 이끌었다. 6골은 현재까지 포항 내 득점 1위다.
화려한 개인기와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뛰어난 패싱 능력 등 지쿠의 능력은 출중했다. 그렇다면 왜 포항이 지쿠를 보냈을까.
중반기에 접어들며 이명주, 신진호 등 신예들을 중심으로 한 전술에 지쿠가 적응하지 못했다는 게 첫째 이유다. 빠른 공수전환을 요구하는 황선홍 감독의 눈에 발이 느린 지쿠가 곱게 보일 리 없었다.
출장기회를 잡지 못한 지쿠는 서서히 벤치워머로 밀렸고, 최근에는 리저브 명단에서도 빠져 자취를 감췄다.
이런 차에 강원에서 지쿠를 데려가겠다는 콜이 왔다. 포항으로선 고액 연봉 부담을 일정기간 덜 수 있는 데다 임대료까지 챙길 수 있어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둘째 이유다.
더구나 내년까지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 지쿠를 마냥 벤치에서 대기시킬 수 만은 없는 노릇이었다. 다른 팀에 가서라도 부지런히 출전해 이름을 알려야 이적시키기 좋다는 현실적 판단도 작용했다. 이게 본심에 가깝다.
지쿠로서도 강원행이 기회다. 자신의 진가를 알고 불러준 김학범 감독의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입장이다. K리그에서 생사의 기로에 선 지쿠다.
공교롭게도 포항과 강원은 25일 스틸야드에서 정규리그 23라운드를 치른다. 하지만 지쿠는 이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포항과 강원이 이날 경기에 지쿠를 출전시키지 않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지쿠가 임대 하루 만에 친정팀을 상대로 어떤 경기력을 보일 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날아가 팬들로선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최만수기자 man@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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