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은 작아도 일 할 수있어 감사할 뿐
창하(10·대도초 3년)는 이 세상에서 `엄마표 붕어빵’이 가장 맛있다.
피자 햄버거 보다 좋다. 먹고 또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아들에게 매일같이 `요술 빵’을 구워주는 엄마.
포항시 해도동 포스코 나눔의 집 앞에서 붕어빵 노점을 하는 김기숙(36·여·사진)씨다.
강추위가 시작된 지난 28일 오후, 찬 바람을 막기 위해 친 허술한 비닐 천막안.
김씨의 손이 붕어빵과 어묵꼬지 사이를 분주히 오간다. 전날 벌이가 완전 허탕이었다.
어스름이 찾아오면서 노점 천막이 점차 부산해졌다.
“붕어빵 2000원어치 주세요.” “감사합니다. 한 개 더 넣었어요.” 손님을 상대하는 그의 말에 상냥함이 묻어난다.
김씨는 넉달전 이곳에서 노점을 시작했다. “네살배기 딸 아이와 함께 있을 수 있는 일이 붕어빵 장사 밖에 없어서…”였다.
그는 무료 공부방에서 남매가 돌아오는 오후 2시에 나와서 밤 10시쯤에 들어간다.
수입은 하루 3~4만원. 그마저도 빵 재료비와 가스비 등을 빼면 한달 50만원 벌이도 버겁다.
하루 벌고 하루 먹는 생활이지만 김씨는 “일 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3년 전 남편이 사업에 실패하면서 빚만 잔뜩 떠안은 채 아이들과 함께 길거리로 내몰렸다.
남편이 진 카드빚 1000만원은 고스란히 그의 몫으로 남았다. 하루아침에 신용불량자가 됐다.
“세 식구 건강하게 머리 맡대고 살기를, 이 가난이 아이들에게만은 대물림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부지런히 모아 작은 분식집이라도 갖게 되면 더 바랄께 없다”는 김씨.
오늘도 그는 달콤한 희망의 앙금으로 부푼 `꿈의 붕어빵’을 부지런히 굽고 또 굽는다.
/글 이지혜·사진 임성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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