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이어온 기업·지역사회 `아름다운 상생’
  • 이진수기자
반세기 이어온 기업·지역사회 `아름다운 상생’
  • 이진수기자
  • 승인 201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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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포항경제 70% 차지...경제·교육·문화·스포츠 등 지역사회 전반 큰 영향 미쳐

기부·성금 등 크고작은 환원
주민과 자매결연 `밀착교류’

주식갖기·고철 모으기 등
기업 어려울때 시민들 팔걷어

 

 포항과 포스코의 인연은 196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부는 종합제철소를 건설할 입지를 포항 영일만으로 선택했다.
 그로부터 포항과 포스코는 협력, 상생, 동반성장이라는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오죽하면 포항제철소라는 사명에 `포항’이란 지역명을 붙였을까. 모태적 인연이다.
 이후 포스코로 사명을 변경해도 `포(PO)’는 그대로 유지됐다.
 심지어 포스코건설, 포스코ICT, 포스텍 등 모든 계열사의 사명에 `포’가 들어갔다.
 포스코는 포항의 경제, 교육, 문화, 스포츠 등 지역사회 전반에 미친 영향이 상당하다.
 포스코 없는 포항을 생각하기 어렵다.

 #포스코, 포항경제에 큰 비중
 1967년 당시 포항은 인구 7만명의 작은 항구도시에 불과했다.
 2013년 현재 포항의 인구는 53만명으로 8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가운데 포항제철소 7600명, 외주사 9000명, 계열사 및 포스코와 연관된 건설인력과 그 가족들까지 포함하면 범포스코패밀리는 대략 10여만명으로 추정된다.
 포항의 재정 규모는 당시 3억2000만원에서 지금은 1조2145억원으로 3795배나 증가했다. 물론 포항의 이같은 발전은 포스코 때문만은 아니다.
 하지만 포스코가 포항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했다는 사실에는 부인하기 힘들다.
 2006년 포항시 지방세수는 3031억원, 이 가운데 포스코(계열사·외주사 포함)가 979억원을 납부해 전체의 32.3%를 차지했다. 포스코 자체는 859억원. 철강경기가 악화된 지난해는 555억원 납부에 그쳤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동안 포항시의 총 지방세수는 1조9865억원. 이 가운데 포스코가 28.3%인 5627억원을 납부했다.
 특정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포항시 관계자는 “포스코의 세금은 포항시 재정에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만큼 포스코가 포항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포스코가 포항경제의 70% 정도를 차지한다고 한다. 포항제철소에 투입되는 건설인력 등을 포함하면 그 영향은 확대된다. 포스코가 포항의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것이다.
 김태현 포항상의 팀장은 “포스코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고 말했다.
 #포항은 울산과 다른 산업도시
 백화점은 경기 변화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느끼는 업종이다. 롯데백화점 포항점은 철강경기에 따라 매출 실적이 큰 차이를 보인다. 최근 2년간 철강경기 악화로 실적이 예전보다 훨씬 못해 울상이다.
 조병채 롯데백 실장은 “철강경기에 따라 백화점 매출이 큰 폭으로 변한다”며 “포스코를 비롯해 철강사들의 경영실적만 바라보고 있을 정도다”고 말했다.
 울산도 기업의 영향력이 막강하기는 포항과 비슷하다. 하지만 울산은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SK, S-Oil 등 여러 대기업으로 짜여진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 다양한 산업군을 갖고 있다.
 이들은 상호 보완하면서 국내 최고 부자 도시인 울산을 지탱해 주고 있다. 울산의 최대 장점이다.
 포스코와 철강산업에만 의지하는 포항과는 다른 모습이다. 포항도 수년전부터 철강산업에서 탈피해 신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과제에 직면해 있지만 아직까지 뚜럿한 대안이 없는 상태다.
 #한국 최초 노벨상 꿈꾸는 포스텍
 공기업으로 출범한 포스코는 지역사회와의 동반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박태준 초대 회장으로부터 역대 회장과 포항제철소장들은 포항과의 상생을 강조하고 실천해 왔다.
 최근 포항제철소장에 취임한 이정식 소장도 “지역사회에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가 포항에 준 선물(?)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포스텍(포항공대)이다.
 1986년 개교한 포스텍은 처음부터 연구중심 대학을 표방해 노벨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 대학과 경쟁하는 포스텍이 있기에 국내외에서 포항의 이미지는 상당하다.
 오창선 포스텍 과장은 “포스텍은 국내 최초로 연구중심 대학으로 출발했다. 제1의 영일만 기적이 포항제철소 건설이라면 제2의 영일만 기적은 포스텍 설립”이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2020년 세계 20위권 대학 진입이 목표다”며 “포스텍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포항제철고 등을 비롯해 초·중학교까지 이어지는 교육 시스템은 타 지역에서 보기 힘들다.
 #포항의 함성 `스틸러스’

 포항에 스틸러스 프로 축구단이 있다.
 국내 프로축구 구단 연고지 가운데 포항이 지역 규모가 가장 작다. 하지만 축구 인프라는 우수하다. 1990년 11월 전국 최초로 축구전용구장을 갖추었으며 유소년 및 포철공고까지 이어지는 축구 꿈나무를 육성하고 있다.
 야구, 배구, 농구 등 다른 프로팀이 없는 포항은 축구가 주는 스포츠의 매력에 시민들은 포항이라는 지역적인 자부심과 애향심을 느낀다.
 이종하 포항스틸러스 홍보팀장은 “축구장에서 `스~틸러스’라고 외치는 시민들의 함성은 경기에 승리하라는 응원속에 `포항 사랑’의 정서가 표출된 것이다”고 말했다.
 #불빛축제·효자아트홀, 문화로 성숙하는 포항
 문화는 시민들의 삶에 빼놓을 수 없는 부문.
 포스코는 2004년부터 포항국제불빛축제를 개최해 오고 있다. 지역 기업들과 함께 한해 10여억원의 비용을 부담한다.
 포항의 한 여름밤은 화려한 불꽃축제에 흠뻑 젖어든다. 서울, 부산과 함께 국내 3대 불꽃축제로 꼽히는 포항은 형형색색의 불꽃향연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축제에 포항시민들은 물론 인근 영덕, 경주, 대구와 서울, 전라도, 충청도 등 전국 80여만명의 관람객 들이 포항을 찾는다. 그동안 축제다운 축제가 없는 상태에서 포항에 명품축제가 탄생한 것이다.
 이성철(48·포항 남구)씨는 “포항의 불빛축제는 아름다움 그 자체다”고 말했다.
 포스코 효자아트홀은 지역 공연문화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펼쳐지는 유명 스타들의 다양한 공연은 지방이라는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시민들에게 양질의 문화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있다. 시민들을 위해 모든 공연 관람은 무료이다.
 지난해 10월 국악인 이호연씨는 효자아트홀 공연에서 “이곳에서 국악공연을 자주 개최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국악인의 한 사람으로서 고맙다”는 말을 포스코에 전했다.
 효자아트홀은 아마추어 단체들에게는 꿈의 공연장.
 포스코는 이들에게도 연중 개방해 효자아트홀이 지역 공연문화의 산실로 자리잡았다.
 정원식 포스코 담당자는 “효자아트홀은 공연자와 관객들의 편의에 최우선을 두고 있다. 이들이 편안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공연을 하고 관람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과 배려를 한다”고 말했다.
 각종 성금 기부도 상당하다.
 #쇠물에 흘린땀 지역사회에 환원
 포스코는 2008년 동빈내항 복원공사(현 포항운하)에 300억원을 포항시에 기부했다.
 1995년 환호해맞이공원, 포항테크노파크 조성(2000년)에도 수백억원을 지원했다.
 또 포항시에 장학금 115억원(포스코패밀사 포함)을, 전국체전 기반시설 및 문화예술회관 건립 등에 크고 작은 성금을 전달했다.
 포스코의 경영 가운데 독특한 것은 지역사회와의 자매결연이다. 직원과 주민들과의 밀착교류로 상호 유대감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1991년부터 시작됐다.
 지금까지 포항의 120개 마을과 자매결연을 맺었다. 포항시 인구비율에 따른 결연율이 81%이다. 시민 10명 가운데 8명이 포스코와 자매결연을 맺은 것이다.
 포스코패밀리 봉사단 운영도 이 회사의 특징. 매월 셋째주 토요일을`나눔의 토요일’로 정해 대규모 봉사활동을 갖는다. 매회 3000여명이 참여한다. 이웃 마을의 환경정화를 비롯해 모내기 등 일손돕기, 복지시설 방문, 장애인 목욕봉사, 독거노인 돌보기, 재능기부, 사랑의 집짓기 등 전방위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자매결연과 봉사활동은 패밀리사는 물론 국내 기업과 여타 단체들로 확산됐다.
 포스코가 이웃에 봉사와 배려, 나눔으로 함께하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변재오 포스코 섭외기획팀장은 “지역사회와의 협력과 상생은 포스코의 주요 경영방침이다”고 말했다.
 #포항시민, 포스코는 `우리가 지킨다’
 포항시민들도 포스코에 사랑을 주고 있다.
 2006년 포스코가 해외로부터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M&A) 설이 나돌때 포항시민들은`우리가 포스코를 지킨다’며 범시민 포스코 주식갖기 운동을 전개했다.
 고철품귀 현상이 일어난 2008년에는 고철 모으기 운동도 벌였다. 경영에 큰 도움은 되진 않지만, 포스코가 어려울때 그냥 앉아 있을 수 만은 없다는 것이다.
 포스코에 대한 시민들의 사랑은 신제강 공장 문제에서 여실히 나타났다.
 2010년 8월 포항제철소 신제강 공장이 국방부의 고도제한 위반으로 공사를 재개하지 못하자 시민들은 고도제한 완화를 촉구하며 가두시위 등 대규모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현실성 없는 고도제한을 완화해 지역경제를 살리자고 주장했다. 포스코에 대한 시민들의 애정어린 화답이다.
 포항시는 지난해 12월부터 기업사랑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포스코, 현대제철, 조선내화 등 철강사들을 방문해 기업의 애로사항을 듣고 불합리한 부문은 최대한 빠른 시일내 해결해 주고 있다.
 한형철 포스코 행정섭외그룹장은 “포항과 포스코는 불가분의 관계다. 우리가 포항을 위해 노력하지만, 시민들과 포항시가 포스코와 기업을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볼때 기쁘다”며 “이것이 기업과 지역사회의 상생이며 동반성장이다”고 말했다.
  /이진수기자 jsl@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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