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지난달 30일 미군의 이라크 양민 학살 의혹들과 관련해 진상조사를 벌여 잘못이 드러나면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말리키 총리는 이날 로이터통신과 가진 회견에서 지난해 11월 북서부 마을 하디타에서 미 해병대가 민간인 24명을 학살한 의혹 뿐만아니라 “실수”로라도 민간인 희생이 수반된 모든 작전에 대한 미군 측 답변을 요구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말리키 총리는 또 실수로 민간인을 죽였다는 미군 측 해명을 용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면서 하디타 사건에 대한 이라크 정부 차원의 진상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말리키 총리의 발언은 미국 내에서 베트남전 당시 발생한 `미라이 양민학살’ 사건에 비견될 정도로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하디타 사건에 대한 이라크 정부의 첫공식 반응이라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그는 이어 치안을 안정시키기 위해 모든 조치를 다 취할 것이라며 파벌 간 갈등을 무력충돌로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는 민병조직의 완전 해체 방침을 거듭 천명했다.
그는 “군과 경찰 외에 무장한 모든 사람은 민병대원에 해당된다”며 특정 정파에 소속돼 활동하는 민병조직을 예외없이 해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쿠르드족의 페쉬메르가,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사드르의알-마흐디군, 시아파 최대정파인 이라크이슬람혁명최고위원회(SCIRI)의 바드르여단등 집권세력에 소속된 민병대를 거론하면서 이들 조직도 해체대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말리키 총리의 민병조직 해체 구상은 종교시설 보호 등을 위해 민병조직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각 파벌의 반대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말리키 총리는 또 새 정부 출범 과정에서 정파 간 이견이 해소되지 않아 공석으로 남은 국방, 내무장관을 선임하는 문제와 관련, 내달 4일 소집되는 의회에서 합의안이 도출하지 않으면 자신이 후보를 지명해 의회의 동의를 구하겠다고 말했다.
말리키 총리는 남부 바스라 지역에서 시아파 세력 간의 권력 다툼으로 정정불안이 심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 “해결할 수 없을 정도의 위기는 아니다”며 31일 바스라를 직접 방문해 타개책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시아파 정당인 파딜라당이 바스라를 통한 원유수출을 봉쇄할 수 있다고 밝힌 것과 관련, 이라크 상품 수출ㆍ입의 관문 역할을 하는 바스라를 범죄자들이 좌지우지하도록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며 특정세력이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실력행사에 나설 경우 공권력을 동원해 응징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한편 말리키 총리가 치안안정을 강조한 이날 이라크 곳곳에서는 저항공격이 계속돼 최소 53명이 사망했다고 AFP가 보도했다.
바그다드 북부의 시아파 거주지역인 후세이니야의 청과물 시장에서 차량폭탄이터져 최소 25명이 숨지고 65명이 부상했고, 바그다드 남쪽의 힐라에서도 자살차량폭탄 공격으로 최소 12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쳤다.
또 바그다드 동부의 한 제과점을 노린 폭탄공격으로 9명이 사망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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