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 검토, 두번 확인, 한번 조작… 안전한 월성원전 만든다
  • 황성호기자
세번 검토, 두번 확인, 한번 조작… 안전한 월성원전 만든다
  • 황성호기자
  • 승인 2014.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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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진`월성1호기’새로운 출발

▲ 월성원전은 방사능방재훈련, 소방훈련, 테러대비 훈련 등 연 40회 이상의 훈련을 실시해 화재 및 테러, 자연재해에 대비하고 있다. 또한 안전을 1순위로 두고 대대적인 원선 설비를 시행해 안전하고 젊은 원전으로 재탄생시켰다.
[경북도민일보 = 황성호기자]  세월호 참사 이후 대한민국의 안전시스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효율성이나 편리성을 내세워 작은 원칙이나 규칙을 무시했던 관행이 켜켜이 쌓여 사회 안전시스템을 한꺼번에 무너뜨렸다는 반성이 사회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우리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안전 불감증을 진단하고 안전체계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시급히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다면 안전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산업시설인 원자력발전소는 어떤가?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조차 철저히 대비해야 하는 원전 현장의 안전시스템 및 관리체계, 원전 현장직원의 매뉴얼 준수 및 위기대응능력, 재난대비 훈련 등을 총체적으로 점검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 월성원전 백색·청색·적색비상 등 방사능비상 대비훈련… 화재·테러·자연재해 대비 등 연 40여회 비상훈련 실시 후 평가
 “월성원자력본부 훈련용 통보입니다. 귀하가 ○○○ 맞으시면 1번을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귀하는 바로 현장으로 복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또는 귀하는 유선응소하셨습니다.)”
 원전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1년에 15회 이상 야간이나 휴일에 이런 비상훈련용 통보를 받는다. 전 직원들은 전화를 받는 즉시 현장으로 복귀하거나 언제든 호출하면 연락받을 수 있는 비상대기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방사능 누출, 지진해일, 태풍, 테러, 화재 등 재난이 발생할 비상상황을 대비하는 방재훈련은 사안별로 나누어 실제상황처럼 실시한다. 
 원전에서 가장 대규모로 진행되는 비상훈련인 방사능 방재훈련은 방사능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백색비상, 청색비상, 적색비상 상황을 가정해 단계별로 훈련한다. 훈련 후에는 외부기관인 원자력안전기술원과 다른 발전소 담당자 등이 함께 참여해 훈련을 철저히 평가한 후 시나리오를 추가 개발하거나 부족한 매뉴얼을 보완한다.
 월성원자력은 방사능방재훈련을 1년에 7회, 소방훈련을 20여회, 테러대비 훈련을 12회, 자연재해 대비훈련을 4회 실시하는 등 총 40여회의 재난대비 훈련을 실제상황처럼 연출, 비상 대응능력을 키우고 있다. 
 ■ 인적실수 줄이기 위해 `세번 검토, 두번 확인, 한번 조작’… 하루 3회 인수인계 때마다 원자로조종사 준수사항 10조 복창
 우리나라는 그동안 안전성 관련 지표를 평가할 때 위기상황 매뉴얼을 얼마나 세밀하게 갖추고 있느냐에 초점을 맞추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를 겪으며 모든 상황에 대비한 매뉴얼이 있어도 그것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 종이쪽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매뉴얼을 얼마나 철저하게 지키느냐, 비상매뉴얼을 체득해 비상상황에서 매뉴얼에 따라 대처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고 시스템을 운영하는 사람의 중요성이 부각된 것이다.
 원자력발전소는 매뉴얼의 일상화에 초점을 맞춰 원전을 운영하고 있다. 원전 현장에는 `세 번 검토, 두 번 확인, 한 번 조작’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크게 걸려 있다.
 또 하루 24시간 3교대로 근무하는 원자로조종사들은 주제어실(MCR:Main Control Room)에서 업무 인수인계를 할 때마다 `원자로조종사 준수사항 10조’를 함께 크게 복창한다.
 “1. 100% 이해 후 조작 : 기기 및 계통을 완벽히 이해하고 사전점검을 실시한 후 STAR(Stop, Think, Act, Review)에 따라 조작한다.(…)10. 주인의식 : 발전소의 주인이라는 명예와 자부심으로 운전, 정비, 시험과 관련된 모든 사항을 관리하고 수행한다.”
 ■  매뉴얼 있고 안전교육 강화해도 사람이라 실수는 가능… 인적실수, 기기고장 대비해 자동정지시스템으로 안전설계
 인적실수를 줄이기 위한 안전교육과 시스템이 정비되어 있지만 원전직원들도 사람이어서 실수를 완벽하게 예방할 수는 없다. 그런 상황에 대비해 마련한 것이 원전 자동정지 시스템이다. 자동정지는 기기 조작 등 인적 실수 뿐 아니라 기계의 고장이나 설비의 문제점 등 모든 발생 가능한 상황에서 원전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설계 개념으로, 원전 안전과 관련된 티끌만한 문제라도 발생하면 원전이 자동으로 정지하는 것이다.
 원전을 교통수단 중 비행기에 비유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자동차가 실제로 사고발생가능성이 높지만 위험에 대한 체감이 낮은 반면, 비행기는 사고빈도는 매우 낮지만 불안한 교통수단으로 인식되며 한번 사고가 나면 매우 위험해 원전과 비슷하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원전 전문가들은 원전 운영과 비행기 운항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단언한다. 비행기는 운항 중 고장이 나면 매우 위험하지만 원전은 고장이 나도 안전하게 정지하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에 위험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의 근거가 바로 원전 자동정지시스템이라는 안전설계 개념이다.
 ■ 2011년 日 원전 사고가 타산지석, 이중·삼중 안전장치 강화… 설마 하는 생각 버리고 `만에 하나 가능성까지’ 대비, 사회곳곳에 감시망
 2011년 3월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세계 원자력계에 큰 충격을 던진 재앙이었지만 타산지석이 됐다. 지진 다발지역인 일본과 우리나라는 완전히 다른 환경이지만, 설마 하는 생각을 버리고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위험가능성까지 대비하는 체계를 갖추게 됐다.
 후쿠시마 사고 후속조치로 우리 원전은 56가지 안전대책을 마련해 1조1000억원을 투입, 지진자동정지 설비·격납건물 여과배기설비·외부주입유로·수소감지기·무전원수소제거기 등을 설치하였다. 또 전기 공급이 끊겨 발생한 후쿠시마 사고 같은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발전소 내 전원 공급이 중단되고 비상디젤발전기마저 가동되지 않는 최악의 상황까지 대비할 수 있도록 이동형발전차를 구비했다.
 또 민간환경감시기구, 지역주민 대표기구, 시민단체 등 원전 주변에는 원전 운영을 감시하는 사회망이 촘촘히 짜여져 투명한 원전운영을 앞당기고 있다. 
 ■ 월성1호기 대대적 설비개선으로 젊은 원전으로 재탄생… “세계는 40년 이상 운영, 월성2~4호기보다 더 잘 달릴 것”
 세월호 사고 이후 `월성1호기는 위험한 노후원전’이라는 일부의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월성원자력본부는 단순히 몇 년이 됐느냐를 따져 노후원전이라는 주장은 잘못된 사실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윤청로 월성원자력본부장은 “대대적인 설비개선을 마무리한 월성1호기는 월성2~4호기 보다 더 젊은 발전소”라며 “월성1호기에서 4호기까지 나란히 세워놓고 달리기를 한다면 월성1호기가 1등을 한다고 자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월성1호기는 중수로 원전의 심장에 해당하는 압력관과 두뇌와 같은 제어용전산기를 전면 교체했으며, 열교환기 이중화와 격납건물여과배기계통 설치, 수소제거설비 완비 등으로 더욱 안전해졌다는 것이다.
 또 설계수명(최초 운영허가기간) 후 안전점검을 받아 계속운전하는 것은 세계원자력계의 추세이며 기술적으로도 검증된 일반적인 원전 운영방법이다. 전세계 원전 435기 중 34.4%인 150기가 계속운전하고 있거나 계속운전 승인을 받은 상태이며, 미국의 경우 100기중 약 70%가 넘는 72기가 여기에 해당한다.
 동국대 김규태(원자력에너지공학과)교수는 “폐로절차를 밟은 원자로는 상용 원전은 많지 않고 대부분 실증로나 연구용원자로이며 사용후 5년 이내에 해체한 것이 절반”이라며 “안전성에 대한 충분한 점검과 주요기기에 대한 안전성 평가를 확인받으면 40년 이상 운영하는 것이 세계원자력계의 일반적 경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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