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정재모] 서양 사람들은 문어(文魚)를 옥토퍼스라는 제 이름 놔두고 데빌 피시(Devil fish)라고 부른다. 생김새가 징그럽고 혐오스러워서 붙인 이름이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제사상에도 올릴 만큼 매우 고급한 먹거리로 친다. 설 추석 명절 단대목이면 돌문어라 부르는 소형문어는 `귀하신 몸’이 되어 1~2kg짜리 한 마리에 5만 원에서 10만 원까지 줘야 할 때도 있다. 그처럼 비싼 건 제수용품인 탓도 크지만 무엇보다 그 맛이 좋아서일 게다.
아닌 게 아니라 살짝 데쳐서 엽전처럼 썰어 초고추장에 살짝 찍어 먹는 문어의 맛은 그저 그만이다. 감치는 맛에 더하여 영양가도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필수 아미노산 함량이 많다는 소리는 국민 누구나가 다 한번쯤은 들었을 정도다. 머리를 맑게 하고 보혈(補血)에도 효과가 있다는 게 옛 문헌의 기록이다. 쇠고기를 먹고 체한 데에는 문어대가리 삶은 물이 제일이라는 속설도 일찍부터 민간에 전해온다.
해양수산부가 울릉도를 비롯한 동해안의 문어를 `10월의 제철 웰빙 수산물’로 선정 발표했다. 울릉도에서 잡히는 문어는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라는 게 울릉도 사람들의 자랑이다. 데쳐서 숙회 로 먹는 것도 좋지만 찜 회초밥 같은 걸로 만들어 먹는 맛도 각별하다. 채소나 과일도 그렇지만 해산물 또한 철따라 그 맛과 영양이 달라지는 법 아니겠나. 어느덧 바닷바람에 냉기가 짙어지면서 `가을전어’ 철이 지나가자 이번엔 울릉도문어가 제철을 만났다. 끼적이다 보니 그 쫄깃한 맛에 소주 한잔이 왈칵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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