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포서 100년을 걷는다
  • 이부용기자
구룡포서 100년을 걷는다
  • 이부용기자
  • 승인 2015.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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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 일본인 거류지 고스란히 남아있어

    

▲ 한 관광객이 구룡포 근대역사거리에 설치된 느린 우체통에 넣을 엽서를 쓰고 있다.
[경북도민일보 = 이부용기자] 구룡포에서 100년을 걷는다.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리 243번지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거리.
 일제시대 일본인들의 거류지였던 이곳은 일본풍이 풍겨난다. 100여년 전 일본인들이 살았던 일본 가옥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시간을 되돌려 놓은 듯 1900년대 초반 한국 속에 자리잡은 일본인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자동차가 겨우 지날 만큼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양옆으로 빽빽이 들어서 가옥은 낡고 빈 곳이 많지만 느낌은 그대로 전해진다.
 골목 모퉁이에 몇 년 전 베어냈다는 나무전봇대 밑동이 고스란히 보인다.
 구룡포의 시대적 모습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구룡포 파노라마’도 있다.
 가옥 뒷산은 일본인들이 손수 만든 공원이 있다.
 가파른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공원이 나오고 그 안에 선원들의 무사고를 빌던 용왕당도 보인다.
 이곳에 용 9마리가 승천한 포구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조형물도 인기다.
 돌계단 양쪽으로 비석을 세워놓았는데 비석마다 이름이 새겨져 있다.
 영일군수 김우복, 영일교육감 임종락, 제일제당 구룡포통조림공장 하사룡, 이판길 등.
 계단과 비석에 세워진 것들은 일본인에 의한 것으로, 1920년대쯤 거슬러 올라간다.
 그들은 집단거주지를 만든 뒤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뒷산에 공원을 꾸미고 비석에 이름을 새겨놓았다.
 일본인들이 떠나자 시멘트를 발라 기록을 모두 덮어버린 뒤 비석을 거꾸로 돌려 그곳에 구룡포 유공자들의 이름을 새겼다고 한다.
 돌계단에 걸터 앉아 일본인 골목을 바라보면 1920~30년대 한국속의 일본을 엿볼 수 있다.
 사라진 흔적들이지만 역사에 남겨야 할 현장임에 틀림없다.
 구룡포 근대역사관은 1920년대 가가와현에서 온 하시모토 젠기치(橋本善吉)가 살림집으로 지은 2층 일본식 목조가옥이다.
 그는 구룡포에서 선어운반업으로 부를 쌓았다.
 당시 일본에서 직접 건축자재를 운반해 건립했다고 한다.
 건물 내부의 부츠단, 고다츠, 란마, 후스마, 도코바시라 등이 지금까지도 잘 남아 있다.
 일본식 건물의 구조적ㆍ의장적 특징을 잘 갖추고 있다.
 한국과 일본 건축 전문가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대상으로 삼는 건축물로 그 가치가 크다.
 이곳을 찾은 한 관광객은 “구룡포 근대역사거리에 들어서면 공기부터가 다르다. 포항의 명물인 과메기 향이 물씬 풍긴다”며 “넓은 바다를 배경으로 맛과 멋, 그리고 아픈 역사가 어우러진 곳”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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