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생산 농산물의 직거래망이 앞으로 더 넓어지게 된다. 이를 위해 대구시내 8개 구·군청과 경북 23개 시·군이 오는 6월 2일 업무협약을 맺는다. 경북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을 대구에서 소비하는 방법이다. 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개방 파고를 도농(都農)이 손잡고 넘는 지역경제통합의 징검다리이기도 하다.
대구·경북이 추진하는 직거래망 확대는 로컬 푸드 시스템(Local Food System)의 2단계 사업이다. 1단계 사업인 `1사 1촌 자매결연’의 진척률은 현재 43·7%에 이르렀다. 경북도내 5109개 마을 가운데 절반 이상이 아직 결연대상을 찾지 못했다는 얘기도 된다. 결국 2단계 사업은 1단계 사업의 연장선이랄 수 있겠다.
2단계 사업은 직거래망 확대-100만 평생고객 확보가 큰 줄거리다. 이를 위해 대구시내 구청에 농·축산물 전문 판매점 설치, 시범마을 선정 지원 같은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지역 농산물 소비 유통망의 확대가 목적이다. 도농이 함께 살길을 찾자는 것이니 목적도, 방법도 탓할 일은 아니다.
다만 다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목적을 이루려면 바탕이 튼튼해야 한다는 점이다. 농산물의 가격·품질 경쟁력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는 말이다. 쌀만 하더라도 당국이 예측하는 지역소비량은 64% 다. 자신감도 좋지만 당장 눈앞에서 외국산 쌀이 불티나듯 팔려나가는 현상은 무엇에 힘입은 것인지 되새겨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 농어촌은 무한경쟁 시대를 맞고 있다. 애국심만으로 국산품 애용을 부르짖던 시대는 지났다. 농산물도 마찬가지다. 애향심만으로 지역농산물 소비를 호소한다고 될 일은 아니다. 값싼 중국산 앞에서도 지갑을 만지작거리기만 하는 서민, 값비싸도 고품질 친환경제품을 선호하는 계층을 아울러 끌어안을 수 있는 농업이 돼야한다.
이런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경쟁력이 절대 필요하고, 경쟁하려면 자생력을 갖춰야 한다. 변변한 저장시설 하나 없어 농산물 파동이 날 때마다 한숨이나 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고작이지 않도록 하는 게 당국이 할일이다. 농민도 달라져야 한다. 멍석 위에서 국산과 중국산을 섞어 원산지를 속이고, 농약의 힘으로 신선도를 유지하는 방법에 미련을 갖는다면 경쟁력은 애당초 헛구호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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