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참상·노예무역 등 격동의 세계사 감상·독해
시대를 훔친 미술
이진숙 지음 l 민음사 l 556쪽 l 3만원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하나의 그림 속에 담긴 인간과 세계의 역사를 읽는다. 미술사를 넘어 인문학이고 역사학으로 넓혀진다.
인간은 그동안 굵직굵직한 세계사적 사건들이 차곡차곡 회화에 담겨 왔기에, 몇 장 명화를 주의 깊게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가히 격동의 세계사를 짐작할 수 있다.
미술 평론가 ‘이진숙’이 최근 그림, 한 장의 정직한 시대 보고서인 ‘시대를 훔친 미술’을 펴냈다.
저자는 유미주의와 예술지상주의 이전, 가장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영역으로서 회화를 감상하고 독해하는 길을 안내한다.
라파엘로 산치오의 ‘아테네 학당’(1510)으로 화려한 피렌체 르네상스를, 프란시스코 고야의 ‘전쟁의 참화’(1815) 연작을 통해 나폴레옹전쟁과 그 참상을, 외젠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1832)에서는 프랑스혁명의 열기와 생명력을, 영화 ‘미스터 터너’(2014)로 재조명된 바 있는 윌리엄 터너의 ‘노예선’(1840)을 통해서는 무도한 악습 노예무역을, 주세페 펠리차 다 볼페도의 ‘제4계급’(1901)에서는 차티스트운동으로부터 촉발된 전 지구적 노동운동의 본격화를, 그랜트 우드의 ‘아메리칸 고딕’(1930)으로는 아메리칸 드림의 붕괴와 대공황을 직관적이고도 흥미롭게 밝힌다.
“과거에 대해 눈감는 사람은 현재를 볼 수 없다. 비인간적인 일을 기억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다시금 그러한 위험에 노출될 소지가 많다.” 독일인의 성숙한 역사 인식을 보여 주는 말이다.”(543쪽)
저자는 이 책에서 예술을,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에 대해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인류의 오래된 꿈을 확인하고 그 꿈을 이어 가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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