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한자 ‘벼슬 관(官)’을 뜯어보면 갓머리 밑에 ‘쌓을 퇴’로 이뤄져 있다. 갓머리는 집·건물을, 그 밑의 글자는 집단을 뜻한다고 옥편에 풀이돼있다. 많은 계층의 사람들이 일하는 집, 다시말해 관청을 뜻한다는 소리다. 그 곳에서 일하는 이들이 벼슬아치다.
몇 십 년 전만 하더라도 공무원은 박봉의 상징이었다. 그렇던 것이 요즘 공무원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취업준비생 가운데 36%인 22만 명이 공무원 시험 준비에 매달려 있다고 보도됐을 정도다. 공무원은 결혼을 앞둔 배우자로 첫손꼽을 만큼 인기 직종이 돼버렸다. 많은 사람이 고개를 외로 꼬던 환경미화원 자리도 이제는 경쟁이 뜨겁다. 포항에서는 박사 학위 소지자도 응시했을 정도다.
경북도가 5급(사무관)공무원부터 두루마리 형태로 된 사령장을 주기로 했다. 옛날 임금이 벼슬아치들에게 내리던 교지(敎旨)를 본뜬 공무원 임용장이다. 경북도지사 이름으로된 세로쓰기 한글 임용장엔 해당 공무원의 직급이 명시된다. 이 교지 형태의 두루마리 임용장은 “올곧은 선비정신이 공직문화의 바탕이 돼야한다는 김관용 지사의 지시에 따라 도입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공무원은 인기가 상종가이지만 국민의 인식까지도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허다한 독직(瀆職)사건이 인식을 그렇게 바꾼 모양이다. ‘딸깍발이’가 생각난다. 찢어지게 가난한 신세이면서도 고집스럽게 지조를 지켰다는 옛 선비들의 기개가 ‘교지 임용장’을 통해 되살아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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