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공짜통행
  • 정재모
고속도로 공짜통행
  • 정재모
  • 승인 2015.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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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정재모]  우리나라 최초의 고속도로는 경인고속도로다. 언뜻 경부고속도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1970년 7월 7일에 개통되었고, 경인고속도로는 그보다 앞서 69년 4월 12일 개통된 거다. 경인고속도로 개통으로부터 어언 46년, 곧 우리나라 고속도로는 이 나이가 되도록 단 하루도 통행료를 받지 않은 날이 없었지만 올해 처음으로 그 기록을 깼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지정한 지난주 금요일(14일)의 임시공휴일에 정부가 국민들에게 인심 한번 쓴 거다.
 통행료 안 내는 재미 때문이었던지 이날 전국 고속도로는 미어터졌다. 통행차량은 518만대로, 하루 동안 이용 대수 역대 2위를 기록했단다(1위는 작년추석날의 525만대). 작년 광복절 휴무 때보다는 19%가 증가한 수치다. 광복절 임시공휴일 통행료 면제는 이뿐 아니라 한두 가지 더 의미 있는 수치를 남겼다. 우선 면제된 통행료. 그 엄청난 통행차량들이 이날 받은 통행료 공짜 혜택은 모두 141억 원이란다. 크다면 큰돈이지만, 그 효과와 우리 경제규모에 비춰보면 그리 큰 액수가 아닐 수도 있다.

 차들이 돈을 낼 일이 없으니 요금소에서 멈춰 서지 않고 죽죽 빠진 덕분에 통행시간이 크게 단축되었다. 임시공휴일인 14일과 작년 광복절 연휴 첫날(8월 15일)의 통행시간은 뚜렷이 비교된다. 서울~강릉 간 최대 소요 시간은 지난해 7시간30분에서 올해 5시간20분으로 2시간10분이나 단축됐다. 7시간 걸렸던 서울~부산 간도 1시간30분이 단축됐다고 한다. 역대 2위의 교통량이었지만 교통대란은 없었다는 거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민족대이동’이 일어나는 명절 때도 통행료를 면제하여 체증을 없애는 게 오히려 사회적으로 이익이 아닐까 하는 데로 생각이 뻗는다.
 우리나라 자동차 등록대수는 작년 말 현재 2000만 대를 약간 웃돈다. 전체 가구 수와 거의 일치하는 수치다. 단순 계산상으로 이번 임시공휴일에 고속도로 공짜통행을 누린 국민이 전체의 4분의 1쯤 되는 셈이다. 그 하루 통행료 면제를 두고 ‘수익자 부담원칙’을 거스른 처사라고 배 아파하거나 비난하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명절 고속도로 무료 통행은 논의해볼 만하다고 본다. 전향적 검토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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