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가을걷이에 바쁜 농촌의 밭 한쪽 구석에 무리지어 핀 노란 꽃을 발견했다. 돼지감자 또는 뚝감자다. 미련하고 무뚝뚝하거나 붙임성 없는 사람을 뚱딴지라고 부른다. 생김새가 미욱해 보이기 때문인지 돼지감자는 뚱딴지라는 이름도 갖고 있다. 김성동의 ‘국수(國手)’에 뚱딴지가 나온다. “작년의 늦장마에 벌건 속흙을 드러내고 있는 사태 난 산에서는 칡뿌리는 그만두고 삘기 한 줌 뽑기 어렵고, 비가 오지 않아 땅이 무르지 않으니 둥글레 뚱딴지 한 뿌리 캐기 어렵다.”
엊그제 한 지역신문이 “돼지감자가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이 될 것을 기대한다”는 경상북도 산림자원개발원 이세영 원장의 말을 지면에 반영했다. 이 원장은 고부가가치 산업이 될 돼지감자의 장점을 꼽아나갔다. 당뇨와 비만 개선에 효과가 있고, 배변이 잘 되게 하며, 항산화 효과도 있다고 했다. 때문에 경북산 돼지감자의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는 얘기였다. 이미 돼지감자 동결건조분말을 이용해 빵을 만드는 방법을 특허등록했다고 한다. 뚱딴지 빵이 인기몰이를 하게 될지 관심을 끈다.
경북산 토종감자들이 뒤늦게나마 관심을 모으고 있다니 반갑기까지 하다. 지금은 남녀노소를 가릴 것 없이 뚱보가 될까봐 겁먹은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다. 때문에 하루 두끼먹기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흐름이다. 늘어진 뱃살 줄여주고 당뇨에도 좋다는 뚱딴지가 ‘없어서 못 파는’ 세상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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