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 파생상품에 경각심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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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 파생상품에 경각심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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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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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증시 불안과 원자재 가격 폭락 등의 여파로 주가연계증권(ELS)을 비롯한 파생금융상품의 대규모 손실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 21일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가 7년 만에 처음 8000포인트 아래로 떨어져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상품을 사들인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지난 19일 현재 H지수 ELS 발행 잔액은 모두 37조원 가량이며 이 가운데 2조 원이 손실 구간에진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물론 H지수 발행량의 96.7%가 2018년 이후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에 지금 손실 여부를 단언하기는 이르다. 홍콩 증시가 22일 반등하면서 H지수는 하루 만에 8000선을 회복했고 최근 5년간 H지수 평균치가 1만900선임을 감안하면 이런 진단에도 나름대로 근거가 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26일 1만4962.74포인트로 고점을 찍었던 H지수가 불과 8개월여 만에 반 토막이 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세계 경제, 특히 H지수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국 경제의 취약성에 눈을 돌린다면 이 지수가 앞으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문제는 투자자들이 지수 하락에 따른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ELS는 기초자산의 등락에 따라 이론상 100% 손실도 날 수 있도록 설계된 고위험 상품이다. 최근에는 H지수와 코스피200, 유로스톡스50과 같이 3개의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판매가 늘고 있다. 복수의 지수를 기초로 할 경우 하나라도 녹인(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하면 이를 기준으로 손실을 산정하기 때문에 위험은 더욱 커진다.

 따라서 지금 문제가 되는 H지수가 회복한다 하더라도 코스피나 유로스톡스 지수가 폭락하면 투자자들은 여전히 손실을 면치 못하게 되는 것이다. 증권사들은 사상 최저의 저금리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기 위해 이처럼 복수 지수에 기초한 ELS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고객들에게 위험 가능성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명했는지 의문이 든다. 일선 창구에서 “설마 H지수가 몇 개월 만에 반 토막이 나는 일이야 있겠느냐”는 식으로 ELS의 위험성을 호도했다는 이야기도 적지 않게 들리고 있다.
 H지수 ELS만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다. 주가 및 주가지수뿐만 아니라 이자율, 통화, 실물자산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좁은 의미의 파생결합증권)까지 포함한 파생결합증권의 발행 잔액은 지난 21일 현재 99조1345억원에 달한다. 특히 국제유가가 한때 배럴당 20달러대까지 떨어지면서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 투자자들은 만기 시 원금의 절반 이상을 날리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이 상품을 사들인 투자자들이 떠안을 손실만 8000억원대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전문가들조차 위험성을 정확히 따지기 어려운 파생상품에 100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몰리고 일반인에게도 대량으로 판매되는 현상 자체가 비정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당국은 지금부터라도 증권사들이 수수료 수익을 올리는 데 급급해 파생상품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불완전 판매’ 사례가 없는지 철저한 점검에 나서야 한다. 절대로 손실이 나서는 안 되는 귀한 자금을 ELS나 DLS에 투자하는 것은 자제해야 하며 이에 따르는 결과는 기본적으로 자기 책임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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