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신도시 입맛 경쟁
  • 김용언
도청 신도시 입맛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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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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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시인이 출출했던 것일까. 어느날 느닷없이 먹거리 타령을 했다. 원고지 위를 달리는 펜끝에서 ‘식욕’이 시어(詩語)로 떠올랐다. “모밀묵이 먹고 싶다/ 그 싱겁고 구수하고/ 못나고도 소박하게 점잖은 / 촌 잔칫날 팔모상에 올라 / 새 사둔을 대접하는 것./ 그것은 저문 봄날 해 질 무렵에 / 허전한 마음이 / 마음을 달래는 / 쓸쓸한 식욕이 꿈꾸는 음식.”<박목월/ 적막한 식욕>
  시인의 깊은 뜻을 헤아리긴 어렵지만 식욕이 건강의 기본이란 사실만은 안다. 제아무리 잘 차린 밥상이 앞에 놓인들 식욕이 없으면 모래와 무엇이 다르랴. 영국 청교도혁명가인 크롬웰의 감사기도가 전해온다. “사람들 중에는 먹을 것은 있어도 식욕이 없는 자가 있사옵니다. 또한 식욕이 있어도 먹을 것이 없는 자가 있사옵니다. 저희에게 먹을 음식과 식욕을 함께 주신 하나님 감사하옵니다.”

 경북 신도청이 옮겨간 안동·예천에서 신도청 공무원들의 식욕을 어느 지역이 선점했을까? 신도청 공무원들의 입맛을 먼저 끌어당긴 쪽은 예천 음식점들이라고 매일신문이 보도해 흥미롭다. 안동의 음식점들은 ‘도청특수를 가격인상으로 직결시켰다”고 보도됐다. 그러나 예천 식당들은 차량편의에서부터 온갖 서비스를 넉넉히 제공해 마음을 끌어당기는 데 성공했다나 보다.
  이 사태는 신도청 구내식당의 좌석이 605석뿐인데서 촉발된 것 같다. 밥 먹을 사람은 1600명이 넘는데 좌석은 태부족이니 바깥으로 향하는 발길을 붙잡을 재주는 없다. 10여분 거리인 풍산읍 식당들을 마다하고 훨씬 먼 예천 쪽으로 몰리는 데는 예천군청의 서비스 지원도 한몫했다고 한다. 안동은 완패한 것일까? 도청 신도시가 인구 10만의 자족도시로 자리를 굳히려면 2027년까지 가야한다. 그렇다고 안동 쪽이 뒤집기에 성공할 시간을 너무 멀리 잡지 않는 게 좋을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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