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정재모] ‘꽃이 피어서/ 산에 갔지요/ 구름 밖에/ 길은 삼십 리/ 그리워서/ 눈 감으면/ 산수유꽃 섧게 피는 꽃길 칠십 리’(곽재구 ‘산수유 꽃 필 무렵’) 그리운 사람이 누구인지, 무슨 사연 있어 서러운지, 어느 지역 산수유 피는 마을인지 시는 밝히지 않았지만 읊어 내리다 보면 정말 누군가가 그리워지게 마련이다. 바로 요즘이 사람들로 하여금 그리움을 ‘그리게’ 만드는 산수유 계절이다. 그래서 꽃말이 ‘영원불멸의 사랑’인건가.
산수유는 삼천리 방방곡곡에 다 핀다. 흔히 전라도 구례 산동면과 경북 의성군 사곡면 화전리 산수유마을,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 도림리, 이 세 곳을 최고의 산수유꽃동네로 손꼽는다. 이 중 구례가 가장 남쪽인 까닭에 개화가 며칠 앞선다. 덕분에 ‘국가대표 산수유’쯤으로 회자되기 일쑤지만, 역사나 규모로 보면 의성의 산수유마을이 그에 뒤지지 않는다. 별로 큰 동네는 아니지만 요즘 의성 산수유마을은 신이 온 동네에다 샛노란 물감을 엎질러 놓은 것처럼 현란하다.
의성 산수유꽃축제가 산수유마을에서 지난주 토요일(26일)에 시작되어 내달 3일까지 9일간 열린다.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된 축제는 이 작은 골짜기에 매년 5~6만명의 상춘객을 불렀다고 한다. 봄이 돌아오면, 눈을 감으면 산수유꽃 노랗게 핀 산골마을이 그리워지는 사람이 이토록 많다는 거다. 산수유꽃길, 산수유꽃터널, 산수유전망대… 그 노란 별유천지(別有天地)를 보고픈 발길이 올해는 또 얼마나 쇄도할까. 마을은 지금 한창때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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