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의 경우 자금운용면에서는 부동산가격 급등 등으로 가계대출이 은행의 외형성장을 주도했다.
또 자금조달 측면에서는 은행채,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시장성 수신의 비중이 크게 상승하고 전통적 예금의 비중은 하락했다.
이와 같은 현상은 금융자유화, 저금리기조 지속, 개인의 저축행태 변화 등 금융환경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지만 최근 수년간 장기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은행들의 유동성 관리 및 수익성 확보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우리나라 은행의 자금조달 및 운용구조의 변화 및 특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을 크게 늘려온 결과 우리나라 시중은행의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대출금의 비중이 1999년 말 40.4%에서 지난해 말 58.2%로 크게 상승했다. 이와 같은 가계대출금 비중은 미국(29.3%)이나 독일(9.8%)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둘째, 국내 시중은행의 총 자본대비 은행채 발행 비중이 2000년 말 3.3%에서 지난해 말 11.6%로 크게 확대되고, 은행채와 같이 유통시장거래가 가능한 양도성예금증서 발행 비중도 동 기간 중 2.3%에서 7.4%로 상승했다. 이는 가계, 기업 및 기관투자자의 금리민감도 증대로 금리경쟁력을 갖춘 시장성 수신 상품이 일반 정기예금을 상당부분 대체한 데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셋째, 국내 시중은행은 금리변경주기가 짧은 변동금리부 대출이 많아 금리변경주기 3개월 이하의 자산규모가 3개월 이하의 부채규모를 크게 상회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이와 같은 시중은행의 자산구성 및 부채의 변화는 주요국 상업은행과 비교해 볼 때 우리나라 시중은행은 핵심예금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비은행금융기관과의 경쟁도 심화되는 형국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국내 은행들은 중장기 예금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수수료 기반 영업을 강화하는 등 자금조달의 안정성과 다양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고객 세분화 등에 기초해 수신금리체계를 운용하는 한편 연령대, 선호도에 맞춘 다양한 중장기 수신상품 개발에도 진력해야 할 것이다.
최낙균(한국은행 포항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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