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도 1초에 30만㎞ 나가는 빛을 330m 짜리 소리가 따라잡을 재주는 없다. 번개가 번쩍이고 난 뒤 천둥소리가 들리는 것도 이때문이다. 번개의 행로는 갈짓자다. 공기 중에서 저항이 약한 길을 따라 일어나니 그럴 밖에 없다. 방전(放電)은 양극(전기를 가진)구름과 음극 구름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구름과 지면 사이에서도 일어난다. 이른바 벼락이 떨어졌다고 하는 낙뢰(落雷) 현상이다.
사람이 벼락을 맞으면 그야말로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표면 온도가 섭씨 6000도인 태양보다 5배나 더 뜨거운 것이 번개다. 번개가 한번 번쩍일 때 방출하는 전기 에너지는 37억5천만㎾다.희한하게도 벼락 맞을 가능성이 남자가 여자보다 6배나 많다고 한다. 남자는 200만분의1인데 여자는 1200만분의1이라던가. 벼락은 남자를 더 좋아하는 것일까?
요즘 날씨 변덕이 그야말로 죽 끓듯 한다. 돌풍과 우박과 벼락이 게릴라전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찜통더위까지 한몫한다. 장마는 끝났다하나 물난리가 벌써부터 걱정이다. 천둥 번개와 함께 내리는 빗방울은 크기도 하거니와 힘도 세다. 양·음 전하가 서로 끌어당겨 하나로 만들어진 지름 5㎜짜리 빗방울이 초속 907㎝로 내리꽂히는 광경을 한두번 봐온 것도 아니다.
때마침 수도권에서는 사람이 여럿 희생된 낙뢰사고가 일어났다. 그것도 산행에 나섰다가 당한 불행이라 인생이 더욱 무상해진다. 이제는 산길까지도 도체(導體)로 가득한 세상이다.피켈,쇠말뚝, 쇠줄, 우산…. 여기에 바위를 타고 흐르는 빗물까지도 전류를 실어나르니 그저 조심이 상책이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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