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날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경이다.이런 날엔 한줄기 시원한 바람이라도 불어주면 좋으련만 염제(炎帝)는 이마저 인색하기만 하다. 그런가 하면 도시 서민은 그들대로 찜통더위를 이겨내기가 힘겨워 보인다. 요즘 TV광고에 나오듯 `땡볕 땡볕 에어콘 없는 여름이 싫다’는 아내의 성화에 시달리는 가장들은 안팎으로 곤혹스럽지나 않은지 모르겠다.
이럴 땐 에어콘도 좋고.청량음료도 좋지만 효과 만점이기는 물놀이를 따를 게 없을 성싶다. 물놀이 가운데에도 물과 바람이 있는 해수욕장을 마다할 사람은 드물 것이다. 작가 김동인 씨의 `행복’한 대목이다. “해수욕은 과연 젊음의 상징이었다. 물, 모래판, 집, 솔밭, 보트, 그 모든 것의 위에 나는 커다란 `힘’을 보았다. 멀리서 해수욕장을 바라볼 때는 누구든 거기 흩어져 있는 `젊음’을 볼 수가 있다. 과연 해수욕장은 젊음의 상징이다.”
한 지역 신문의 기사 제목이 재미있다. -`재난 취약 시설 여전히 취약’. 피서철을 맞아 해수욕장, 하천, 계곡, 저수지의 안전 시설 506개를 점검했더니 53개가 여전히 취약하더라는 이야기다. 감시탑, 부표, 물놀이 위험 현수막, 안전수칙판, 구명장구, 자동우량 경보시설 따위가 불안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은 산과 강과 바다가 골고루 배합돼있는 지역이다. 피서관광지로 내놓아 탓잡힐 일이 거의 없달 정도다. 자연 조건은 이렇게 훌륭한데 사람의 관리가 이를 받쳐주지 못한대서야 이 맞지 않는 톱니바퀴와 다를 게 없다. 올여름은 누구나 사고없는 물놀이를 즐기면 좋으련만.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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