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지역이 온통 가마솥이다. 푹푹 삶아대는 데는 버틸 재간이 없다.한때 피서지로 인기였던 `조조할인 영화관’이나 `은행’이 기사거리로 다시 등장하는 판이니 알만하다. 일주일째 35℃ 안팎을 넘나들고 있으니 무리도 아니다. 학교에선 단축 수업이 실시되고 있고, 아예 개학을 늦추는 학교도 상당수다. 찜통 속에서 공부가 제대로 될리 없으니 되레 권장할 일이다. 온난화 추세로 보면 여름·겨울방학 기간도 다시 짜야 할 판이다.
계절이 본연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으니 가장 걱정되는 게 건강이다. 당장 횟집에도 비상이 걸렸다. 대구에서는 회를 먹은 손님들이 배앓이, 설사로 고생한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포항 죽도시장이라고 뾰족한 묘수가 있을리 없다. `매출 30%이상 감소’라는 자체 진단에 엄살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때문에 “지난해엔 건설노조 파업이, 올해는 찜통더위가 장사를 망친다”며 발을 동동구르는 모습이 안쓰럽다.
식중독은 경계대상 1호다.아직까지는 식중독 이야기가 지면에 오르내리지 않고 있지만 그것은 규모가 작은 탓일 게다. 올들어 6월말까지 262건, 환자 5712명 발생이라는 당국의 집계는 무엇을 뜻하는가.무엇보다도 학교급식, 단체급식은 주의에 조심을 더해야 겠다.
그래도 한가닥 희망은 살아 있다. 혹독한 동장군도 계절이 바뀌니 물러갔듯 찜통도 때가 되면 식을 것이라는 희망이다. 요즘 무더위는 그저 물러나는 염제(炎帝)의 심술 정도로 여기고 넉넉한 마음가짐으로 지내는 게 좋겠다. 참고 견디면 오곡백과 풍성한 가을이 오지 않겠나. 그러고 보니 한 달 지나면 한가위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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