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된 한국인 19명 전원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정부가 국민 생명을 구하기 위해 전방위 노력을 기울인 결과 귀중한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19명 인질의 석방소식을 접하면서도 이미 탈레반에 의해 살해된 2명의 한국인 인질 가족들의 심정을 생각하면 가슴이 무너질 것 같다.
우리 정부와 아프간 탈레반과의 협상내용과 합의가 무엇인지는 알수 없다. 인질 1인당 10만 달러를 요구했다는 외신도 있었고, 아프간 정부에서는 한국군의 아프간 철군에 대해 비판하는 소리도 들린다. 그러나 진위를 확인할 수 없는 풍문들이다. 단 한가지 확인되는 것은 한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기독교 선교활동’을 포기한다는 것이다.
국민들은 40여 일전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 21명이 탈레반에 의해 인질로 잡혔다는 뉴스에 얼마나 놀랐는가. “도대체 전쟁터에 선교는 무슨 선교사업인가”고 개탄하는 소리도 크게 들렸다. 이들을 `선교’라는 명목으로 전쟁터에 보낸 샘물교회와 이 교회 담임 박은조 목사에 퍼부어진 비난도 엄청나다. 결국 박 목사와 개신교가 국민들에게 과도한 해외선교 활동을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그렇다. 나의 종교가 소중하면 남의 신앙도 중요한 법이다. 이슬람교는 지금 세계 최대 종교다. 신도도 어느 종교보다 많다. 중동은 물론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 같은 중앙아아시아, 동남아, 아프리카, 심지어 유럽의 일부에 까지 전파된 유력한 종교다. 이슬람에도 기독교처럼 사랑이 있고 구원이 있다. 자애와 자비사상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기독교만이 가장 위대한 종교라는 생각은 망상에 불과하다. 더구나 아프가니스탄은 전쟁터 아닌가.
선교는 구호, 구원활동과 연계되기 때문에 권장할 필요도 있긴 하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가난하고 핍박받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전제돼야 한다. 종교적 우월감으로 무장한 채 호화 관광버스를 타고 황폐한 전쟁터를 누비는 식으로 게릴라들을 자극하지 않았는지 통렬한 반성이 필요한 이유다. 그런 점에서 박 목사가 인질사태 와중에서 “더많은 사람들이 아프가니스탄에 존재해야 한다”고 한 것은 아직 반성하지 않았다는 증거다.
아프간 정부는 한국이 주둔군을 조기철수할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우리는 인질 석방과 군철수를 맞바꾼 것으로 믿고 싶지 않다. 인질들 목숨도 중요하지만 국익 또한 넘볼 수 없이 귀중한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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