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노벨평화상 수상 운동 벌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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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노벨평화상 수상 운동 벌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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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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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형기 중국 전문위원

[경북도민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노벨상에 필이 꽂혔다. 그리고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떼어 놓은 당상’처럼 여기는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4·27 남북정상회담이 끝난 뒤 “노벨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받고 우리는 평화만 가져오면 된다”는 발언을 했다.
이는 ‘노벨평화상을 받으시라’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의 덕담에 문 대통령이 밝힌 소회다. 문 대통령이 이같이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이 매우 관대하다”며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공화당 중간선거 유세장에서 “노벨”을 연호하는 군중에 “매우 멋지다. 감사하다”며 함박웃음을 날렸다. 이뿐 아니라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18명이 지난 2일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 “문재인 대통령도 추천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노벨평화상 추천 서한을 보냈다.
‘트럼프 노벨평화상 수상 = 한반도 평화’라는 등식이 성립한다. 한반도의 평화가 도래해야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상을 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도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 운동에 적극 동참해야 할 판이다. 화제의 신작 ‘화염과 분노’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인정 욕구’가 얼마나 강한지를 잘 알 수 있다.
미국의 언론인 마이클 울프가 쓴 이 책은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내부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참고서다. 그는 2016년 대선 캠페인 기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트럼프 캠프의 인물 200명을 인터뷰한 끝에 이 책을 썼다. 그는 책 서두에서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 출마한 것이 아니라 더 유명해지기 위해 출마했다고 밝혔다. 선거 막판까지 그가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캠프에 거의 없었고, 뜻밖의 승리에 트럼프 진영이 오히려 당황했을 정도라고 전했다. 그의 책을 잠깐 발췌해 보자 
“대선에서 지고 나면, 트럼프는 어마어마하게 유명해질 뿐 아니라 ‘사기꾼’ 힐러리에게 당한 희생자 코스프레를 할 수 있었다. 딸과 사위는 국제적 스타덤에 오르고, 특히 이방카는 최초의 여성대통령을 노릴 수 있는 위치에 오를 수 있었다. (부인) 멜라니아는 다시 눈에 띄지 않게 브런치를 즐길 수 있었다. 지고 나서 이렇게 되는 것이 모두의 꿈이었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지는 게 이기는 것이었다.
대선 당일 저녁 8시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는 예기치 않은 소식이 전해졌을 때, 트럼프의 아들은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아버지가 귀신이라도 본 듯한 표정이라고 말했다. 멜라니아는 눈물을 흘렸다. 분명 기쁨의 눈물은 아니었을 것이다.  

트럼프 자신조차 당선을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런 트럼프에게 뿌리 깊은 콤플렉스가 하나 있다. 바로 언론의 인정이다. 
트럼프는 젊은 시절부터 끊임없이 언론의 인정을 추구했다. 그는 언론이 자신의 재산을 표기할 때 실제보다 적다고 항의를 자주 하기로 유명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주류 언론은 트럼프를 인정하지 않았다. 미국의 주류 언론은 유대인들이 장악하고 있다. 그들은 트럼프를 성공한 사업가라고 보지 않는다. 부동산 업계는 문제가 있는 현금거래의 통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미국 대통령 중 사업가 출신은 좀 있다. 그러나 부동산 업자 출신은 트럼프가 처음이다. 
트럼프는 주류 언론의 인정을 갈구했지만 끝내 주류 언론은 그를 외면했다. 그래서 나온 것이 ‘트위터 정치’다. 트럼프가 그토록 트위터에 목을 매는 것은 주류 언론에 대한 반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울프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의 일등 공신 스티브 배넌의 말을 인용, 트럼프를 한마디로 요약했다. “트럼프는 단순한 기계다. 칭찬하면 스위치가 켜지고, 비방하면 스위치가 꺼지는…”
그런 그에게 노벨평화상만한 칭찬은 없을 것이다. 트럼프는 대통령이 됨으로써 더 유명해졌다. 그런데 노벨상까지 탄다면 더더욱 유명해질 것이다. 그리고 그를 인정하지 않는 미국 주류 언론에 대고 이래도 나를 인정하지 않을 거냐고 시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노벨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받고 우리는 평화만 가져오면 된다”는 발언은 자신을 낮추는 ‘로키 외교’의 진수인 동시에 트럼프의 ‘인정 욕구’를 극도로 자극하는 절묘한 한수다. 
트럼프는 인정받는 것을 갈망한다. 그의 ‘인정 욕구’를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오는 지름길일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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