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나이티드 후르츠는 바나나 한 가지로 떼돈을 벌어 1950년대엔 과테말라의 혁명정권을 무너뜨린 기록을 남겼다. 이 회사는 바나나 농장은 말할 것도 없고 철도, 항만, 전기, 수도,학교, 병원. 경찰까지도 사실상 지배한 힘을 지녔다. 이에 반기를 든 혁명정권을 쓰러뜨리기 위해 이 회사는 반혁명군을 지원했고 마침내 목적을 이뤘다. 바나나 농장이 만들어 내는 힘의 대표 사례다.
바나나에서 나오는 `돈맛’을 알게된 외국의 대자본들에게 토착민들은 속절없이 설자리를 잃고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필리핀만 하더라도 담배 한 값을 살만한 돈을 보상금으로 받고는 더 깊은 정글이나 슬럼가로 흘러들어갔다고 한다. 바나나 농장 노동자들의 삶은 눈물겨운 희생 그 자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열대과일 바나나가 우리나라에서도 열린다. 아직까지는 희귀한 일이지만 서울에 이어 경주에서도 바나나가 열려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다.경주에서도 하늘아래 첫 동네로 일컬어지는 산내면 감산2리가 화제의 현장이다. 첫서리가 가장 먼저 내릴만믐 깊은 산골이다. 그런데도 10년전 개인집 마당에 심은 바나나 나무에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기 시작했다니 이야말로 연구 대상이다.
흥미를 자아내는 일이긴 하지만 깊이 생각하면 반가운 현상은 아니다. 한반도에서 열대 과일이 열린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동해에서도 여러가지 열대 어종이 잡히기 시작한다는 이야기와 다를 게 없다. 온난화! 가슴 뜨끔한 이야기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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