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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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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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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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풍이 들고 낙엽이 지는 가을이 되면 사람들은 까닭 모를 감상에 젖는다. 센티멘털한 문학소녀가 아니더라도 누구에게나 이유 없는 우수에 휩싸이고 깜냥의 시심(詩心)이 오련하게 피어오르는 계절이 요즘 같은 가을이다. 동서고금에 가을의 정취를 읊은 시가 많은 것도 우연이 아니다. 사람들의 심저에 억눌려 있는 시적 정서를 자극하는 요소가 가을에 특히 많기 때문이리라.
 가을이 되면 릴케를 떠올리는 사람, `가을의 기도’의 한 구절을 암송해보는 이, 에밀리 디킨슨이나 에이츠 같은 서양 시인과 저들의 작품을  먼저 떠올리는 축도 많겠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 가을에는 우리 시와 시인이 좋고 그립다. 낙엽, 기러기, 별리(別離) 같은 모국어 시어들이 가을에 느끼게 되는 아쉬움, 허전함 같은 우리네 보편적 정서에 훨씬 가까이 부합되기 때문이다.
 최남선이 1908년 11월 최초의 종합잡지 `소년’ 창간호에 발표한  `해에게서 소년에게’가 우리나라 현대시의 시초라고 국문학사는 기술하고 있다. 하여 현대시 역사는 올해로 100년이 되는 셈이다. 이를 기려 한국시인협회가 전 작고한 시인 중 10대 시인을 엊그제 선정했다. 김소월 한용운 서정주 정지용 백석 김수영 김춘수 이상 윤동주 박목월 시인들이다.
 한결같이 이 가을에 국민들의 시적 감흥을 북돋우는 이름들이다. `시의 계절’ 이 가을에 시집 한 두 권 구해 읽는 재미도 괜찮겠고, 아마추어리즘으로 시 몇 편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일이겠다. 마침 최초의 현대시 `해에게서 소년에게’의 주제가 우리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세계에 도전하고 그런 세계를 동경하라는 계몽인 만큼 특히 우리 청소년들이 문학열정을 이 가을에 한 켜 더 쌓았으면 좋겠다. 현대시 100년에 `10대시인’ 선정을 보면서 그런 마음이 든다. 
 정재모/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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