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 회귀율이 겨우 명맥이나 이을 정도로 뚝 떨어지고 있다. 고작 0.2~0.3%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2000년대 들어 계속되는 현상이다. 10여 년 전만 해도 1%대는 유지해오던 터였다. 1990년대 중반 1.5% 회귀가 최대 기록이었음을 감안하면 0%를 가까스로 벗어난 요즘 실상은 처참하다할 지경이다.
인공 수정한 연어를 치어로 키워 방류하는 사업은 1984년 이래 연례행사다. 경북도 민물고기연구센터는 해마다 117만~220만 마리 가량 방류해오고 있다. 그런데 2004년엔 겨우 222마리가 돌아왔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선 회귀율을 따지는 것조차 의미가 없다 해도 지나칠 게 없겠다. 200만마리 넘게 방류한 치어 가운데 겨우 200마리 정도가 모천으로 돌아오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근년들어 1000여 마리로 늘어났다지만 10년 전엔 그 열 갑절이 돌아오지 않았던가.
도대체 왜 이런 현상이 해마다 되풀이 되는 것인가. 미국, 캐나다나 이웃 일본보다 회유 거리가 긴 탓도 물론 한 가지 요인일 것이다. 그렇다해도 10여 년 전만 해도 1% 넘게 돌아오지 않았던가. 주원인은 기상재해다. 온난화로 바닷물 온도가 1~2℃정도 오르니 냉수성(冷水性) 어종인 연어, 그것도 치어가 견디어내기엔 벅찬 환경일 수밖에 없다. 장거리 여정에 천적들에게 잡혀먹고, 더운 바닷물에 몰살되다시피 하면서도 살아남아 모천을 잊지않고 돌아오는 그 본능이 눈물겹다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악조건은 또 있다. 연어의 모천인 울진 왕피천, 평해 남대천, 영덕 송천의 강바닥 모래를 대량으로 파낸데다 휴양시설까지 마구 들어서고 있다. 환경이 오염될 것은 뻔한 일이다. 결국 연어가 살아남을 조건은 모두 없어진 것과 다를 게 없다. 자연재해에 인재(人災)까지 가세해 괴롭히니 한국의 연어들은 살길이 없다. 연어 또한 끝내 사라지는 어종이 되고 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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