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과 전남은 12월2일 오후 3시 포항스틸야드에서 2007 하나은행 FA컵 축구선수권대회 결승 2차전을 치른다. 다사다난했던 2007 한국축구를 마무리하는 경기다.
특히 1992년 이후 15년 만에 K-리그 우승을 차지한 포항이 FA컵까지 거머쥐며 사상 첫 `더블 크라운’을 달성하느냐, 아니면 지난해 우승팀 전남이 대회 첫 2연패를 이루느냐가 가려지는 중요한 일전이다.
일단 전남이 유리한 고지에 올라 서 있다. 전남은 지난 25일 광양전용구장에서 열린 홈 1차전에서 3-2 재역전승을 거두며 기선을 제압했다. 2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우승컵을 들어올린다.
허정무 전남 감독은 선수들의 정신무장에 신경 쓰고 있다. 1차전 승리로 느슨해질 수도 있는 선수들의 마음을 다잡는 것이 우승의 관건이라는 생각에서다.
허 감독은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 1차전 승리에 대한 생각을 버리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 한 골차는 차이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적극적인 공격으로2차전까지 승리로 장식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또 “미드필더 따바레즈와 김기동의 스루패스, 박원재와 최효진의 사이드 공격이 포항의 키 포인트”라며 이들을 봉쇄할 비책을 준비했다.
반면 K-리그 막판부터 챔피언결정전까지 파죽의 7연승을 달리다 불의의 일격을 당한 포항은 설욕을 자신하고 있다. 특히 안방에서 우승컵을 내줄 수는 없다는 각오다.
포항은 올 시즌 홈에서 8승5무6패로 50%대 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8월25일 성남 일화전부터 6연승을 기록 중이다. 전남은 올해 열네 차례의 원정경기에서 단 1승(6무7패)만 챙겼다.
포항과 전남은 올 시즌 K-리그에서 두 차례 맞붙었는데 각각 홈 경기 때 1승씩을 나눠 가졌다.
포항은 경고 누적으로 1차전에 뛰지 못했던 오른쪽 미드필더 최효진이 가세해 왼쪽 박원재와 함께 다시 팀의 강점인 측면 공격을 이끌게 됐다.
하지만 스리백의 한 축을 맡아온 조성환이 경고가 쌓여 나서지 못한다. 2006년 전남에서 이적해 온 이창원이 조성환의 빈 자리를 메우며 친정팀의 공세에 맞설 가능성이 크다.
1차전에서 침묵했던 선발 투톱 고기구와 슈벵크, 그리고 특급 조커 이광재는 다시 득점포를 정조준하고 있다.
전남은 전력누수 없이 2차전을 맞는다. 브라질 출신 시몬-산드로가 투톱으로 골사냥에 나서고, 1차전에서 선제 득점을 올리는 등 맹활약한 왼쪽 미드필더 김치우와결승골을 꽂아 재역전 드라마의 주역이 된 수비수 곽태휘 등도 모두 가동된다.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공격수 남궁도와 미드필더 강용은 교체 출전 정도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FA컵 우승팀은 2억 원의 상금과 200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자격을 얻는다.
이미 K-리그 우승으로 출전권을 획득한 포항이 FA컵마저 가져가면 K-리그 준우승팀 성남에 한 장의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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