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그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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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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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회창씨는 이번 선거까지 국민의 심판을 세 번 받았지만 매번 뜻을 이루지 못했다. 1997년과 2002년에는 그런대로 아슬아슬하게 졌지만 이번에는 형편없이 참패했다. 고작 15%를 간신히 넘겼을 뿐이니 자신이 이루는 정권 교체만이 의미가 있다는 그의 주장에 국민들은 코웃음을 친 격이다. 이번 대선판에 뛰어들면서 자기 지지자가 옛날처럼 많다고 확신했을 그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이리라. 하지만 냉엄한 현실이다.
 국민들 사이에 기왕 형성된 원칙주의자, 대쪽 이미지를 뒤엎으며 어쭙잖은 정권교체의 `안전보장’ 논리를 들고 나올 때부터 많은 사람들은 이런 결과를 예견했다. 그리고 충심어린 고언도 했다. 제발 관두시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는 단계마다 말을 조금씩 바꾸면서 완주했다. 완주라고 다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그의 완주는 포기보다 못하다는 게 19일 밤의 성적통지표다.
 원칙을 내세우며 대선판에 끼여들 때, 상당수가 그를 환영하며 환호한 것은 사실이다. 여기서 그는 과도히 확대된 표의 허상을 본 것일까. 이명박 후보가 BBK와 무관하다는 검찰의 발표가 나왔을 때도 그는 그것을 인정치 않음으로써 자신의 권력욕을 유감 없이 보였다. 이제 내년 봄 총선을 겨냥한 창당까지도 내비치고 있는 중이다.
 이회창씨가 지난달 출마 선언을 앞두고 한 측근 의원에게 했다는 말, `차일시 피일시(此一時彼一時)’란 말이 새롭다. 맹자 공손추 편에 나오는 이 말은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란 뜻이다. 정치 않겠으며 17대 대선 출마 안 한다고 했던 걸 두고 `그때는 그때’라고 했던 말인 성싶다. 지난 대선 두 번씩이나 그를 지지해준 국민들도 결국 그의 어법대로 `그때는 그때’였을 뿐, 지지를 단호히 회수해버린 것이 이번 대선 민심의 하나다. 총선 때는 또 어떨지, 새로운 관전포인트다.
 정재모/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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