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단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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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단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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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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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꼭 필요할 때 내리는 비가 단비다. 그러니 오랜 가뭄 끝에 내리는 비는 단비일 수밖에 없다. 돈 가뭄이 든 정치판에 돈자루가 풀리면 그 돈은 단비같은 존재가 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같은 이치로 보면 꼭 필요할 때 알맞게 내리는 눈 또한 `단눈’이어야 한다. 그런데 어찌된 심판인지 그런 말은 없다. 우리 선조들은 눈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은 일이 없어서 일까. 대기 속의 물기가 어느냐, 물방울이 되느냐 하는 차이뿐인데도 눈은 목마르게 기다리던 존재가 아니었나 보다.
 이런 소리 길게 늘어놓으면 `꼴통’같은 소리한다고 꿀밤이나 얻어맞기 십상일수도 있겠다. 요즘은 눈이 돈벌이가 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경북지역만 하더라도 봉화군 환상선 눈꽃열차, 경주 보문단지내 `경주월드’인공눈썰매장. 울릉군 나리분지 눈꽃축제 같은 것들이 모두 눈이 없으면 당장 울상이 되고마는 잔치가 아닌가. 이런 눈잔치들이 포근한 겨울 탓에 행여 취소될까 가슴만 태우다가 요즘들어서야 겨우 가슴을 쓸어내리는 관계자들이 하나둘이 아니다.울릉도에는 숫제 대설주의보까지 내리는 판국이니 하늘의 뜻을 누가 알랴 싶기도 하다.
 봄같은 겨울날씨는 농작물 병해충 걱정까지 몰아왔다.`담배가루이’가 극성이어서 참외재배농가들에게 비상이 걸린 성주 지역이 좋은 사례로 꼽힌다.여름 해충이 한겨울철에도 극성인 것을 보면 병해충들도 목이 말랐던 것일까. 경북지역에는 눈·비가 내리더니 추위까지 덮쳐오리라는 소식이다. 이왕이면 계절을 착각하고 있을 병해충들에게 큰 타격을 줬으면 좋겠다.
 그러고 보니 `…답다’는 것의 중요성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겨울은 추워야 겨울답고 군인은 `꼿꼿’해야 군인답다는데, 정치인은? 모두가 제 본분을 다하기에 달렸다.기상청은 날씨 예보를 잘 해야 맡은 본분을 다 한다는  소리를 들을 터인데 요즘은 창밖을 내다보며 예보 아닌 중계를 한대서 또 도마 위에 오르고 말았다.폭설,폭우가 아니어서 그나마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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