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 잃어버린 성덕대왕신종, 3088개의 폐스피커와 닮았다
  • 나영조기자
‘울림’ 잃어버린 성덕대왕신종, 3088개의 폐스피커와 닮았다
  • 나영조기자
  • 승인 2022.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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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원석 작가 설치미술 ‘형연’
경주엑스포 문화센터에 설치
한국문화 뿌리 상징 작품 선봬
경주엑스포대공원 엑스포문화센터에 설치된 한원석 작품 ‘형연’. 사진=경주엑스포 제공

경주엑스포대공원이 엑스포문화센터 내에 한원석 작가의 ‘형연(泂然)’을 설치해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체험을 선사하고 있다.

형연은 ‘맑은 소리가 깊고 은은하게 퍼진다’라는 뜻으로 3088개의 버려질 스피커를 모아 국보 제29호인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을 그대로 재현한 작품이다. 작품 앞 발판 위에 올라서면 높이 3.7m 폭 2.3m의 규모의 거대한 황금 빛 종으로 변신한 3088개의 스피커에서 나오는 장엄한 소리의 감동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작가는 고유의 기능을 상실한 채 폐기처분에 놓인 스피커들을 활용해 더 이상 타종되지 않는 성덕대왕신종을 형상화 했다. 이들 오브제는 소리를 내고 싶어도 낼 수 없는, 형태는 있으나 원래의 존재 가치를 잃어버린 운명체였다.

그러나 3088개의 작은 스피커들이 모여 성대대왕신종이라는 새로운 모습으로 존재와 염원을 담은 형연이 됐다. 작품 ‘형연’은 고유의 기능을 상실한 채 버려진 가치에 재생의 삶을 부여함과 동시에 현대인의 일상적 삶에서 공유되었던 가치들의 소중함을 인식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한원석 작가는 건축가이자 설치미술가로 2003년 아트사이드 갤러리 개인전을 시작으로 총 7번의 개인전을 진행하고 2014년 창원 조각 비엔날레 등 11번의 단체전에 참여하는 등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1374개의 버려진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모아 창조한 첨성대 작품 ‘환생’(2006년작) 등 한국의 문화적 뿌리를 상징하는 작품을 선보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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