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광물·곡물가`高高高’ 고삐풀린 수입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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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광물·곡물가`高高高’ 고삐풀린 수입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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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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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사상 첫 100달러 넘어서
원자재·곡물 가격까지`껑충’
서민 생활고·물가관리 비상
 
 

 국제유가가 사상 처음으로 종가기준 배럴당 100달러(서부 텍사스산 중질유 기준)선을 넘는 등 다시 폭등 조짐을 보이면서 우리 경제 전반이 충격을 받고 있다.
 국내 도입원유의 기준가격인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도 배럴당 90달러를 넘는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철광석을 비롯한 여타 원자재와 밀 콩 옥수수 등 곡물 가격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이런 움직임이 수입물가를 통해 고스란히 국내 경제에 반영되면서 서민 생활고가 심화되고 있고 새 정부의 물가관리와 경기운용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 원유·광물·곡물 연쇄 폭등
 19일(현지시간) 뉴욕 상업거물소(NYMEX)에서 거래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무려 4.51달러나 폭등한 배럴당 100.01달러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종가기준 100달러를 넘어섰다.
 이미 지난 주 90달러선을 돌파한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가격 역시 1.05달러 오른 91.61달러선에 가격이 형성돼 지난달 4일의 사상 최고치(92.29달러)에 불과 0.68달러 차이로 다가선 상태다.
 연초부터 미국의 악화된 경기지표와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경제 성장전망 하향 등에 영향받아 중동산 두바이유가 지난달 24일 배럴당 81달러선까지, WTI 선물 역시 이달 초순까지만 해도 배럴당 88달러선까지 내렸던 점을 감안하면 폭등에 따른충격이 만만찮은 상황이다.
 가격급등은 여타 광물도 마찬가지여서 브라질 광산업체 발레는 지난 18일 포스코, 신일본제철에 공급하는 철광석 가격을 오는 4월1일부터 t당 78.88달러로 현재보다 무려 65% 올리기로 합의했다.
 여기에 폭설사태로 중국산 유연탄 수출이 일시 정지되고 이후에도 수출물량이 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유연탄 계약가격도 지금의 두 배 가까이로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상이변에 바이오 연료라는 대규모 수요처가 등장한 곡물은 가격 움직임 원유나 광물보다 더 심각하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시카고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선물가격은 대두가격이 95.8%, 밀은 79.9%, 옥수수는 25%나 올랐다.
 이 때문에 지난해 12월 제분업계는 밀가루 가격을 24~34%나 올렸고 이달에는 그 후폭풍으로 라면,제과업체들이 10%가 넘는 가격인상을 단행해 전국 대형마트에서라면 사재기를 몰고왔다.
 국내 최대 라면.스낵업체인 농심은 가격인상을 발표하면서 밀가루 가격은 물론,팜유와 미강유 가격도 지난 1년간 각각 94%, 55%씩 올랐다며 “이번 가격 인상은 원가 상승분의 일부만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혀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 원유, 심리충격에 `화들짝’
 국제석유시장의 최근 폭등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아무리 개발도상국의 수요가 늘어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세계 최대 석유소비국인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의 경기가 당초 전망보다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원유 수요의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세계의 `성장엔진’인 중국마저 올해 성장률이 지난해(11.5%)보다 낮은 10% 전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IMF를 비롯한 세계 연구기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여기에 동절기 난방수요 감소로 유가가 전통적으로 약세인 2.4분기를 앞두고 국제유가가 이처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자 시장 분석가들은 유가 전망 자체가 어렵다며 곤혹스럽다는 표정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2월 보고서에서 선진국 경기후퇴 등을 근거로 올해 석유수요(일평균)를 당초 예상치보다 10만 배럴 낮춘 하루 8700만 배럴로 전망했고 석유소비국 입장을 대변하는 국제에너지기구(IEA)도 2월 보고서에서 올해 석유수요를 하루 8천760만 배럴로 예측, 당초 전망치보다 20만 배럴 하향 조정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과 글로벌 금융 경색으로 경기후퇴가 기정 사실화되고 수요, 공급측 모두 소비 전망치를 낮춰 잡고 있는 상황에서 유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조그마한 충격에도 급등락할 정도로 불안한 국제 석유시장의 심리적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물가·무역수지 `비상사태’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가의 폭등이 경제를 압박하고 있지만 충격을 완화할 묘수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 정부의 고민이다.
 해외 유전개발사업이 적극 추진되고 있지만 최근 양해각서(MOU)를 맺은 이라크 쿠르드지역처럼 불확실성이 높고 생산까지 최소 5년 이상 걸리는 탐사광구 확보로는 자주개발률을 높이기 어렵다.
 이 때문에 연초부터 정부와 에너지 업계가 손잡고 국민연금 기금까지 동원해 생산유전 매입에 나섰지만 원유와 가스를 합해도 자주개발률은 4.92%에 불과한데다 그나마 이들 물량이 당장 국내에 도입되는 것도 아니어서 획기적 대책은 아니라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정부는 주요 원자재의 매점매석 단속이나 수입관세율에 할당관세 적용 등 미시적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치솟는 원자재가, 임금 등 원가 상승을 반영한 `중국발 인플레이션’에서 오는 악영향을 흡수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물가와 무역수지가 가장 먼저 충격을 받고 있다.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9%로, 한국은행의 목표치를 넘어 3년4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이어 1월 수입물가는 9년3개월만에 가장 높은 무려 21.2%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무역수지도 원유 도입단가가 배럴당 80달러대에 이른 지난해 12월 57개월만에 처음 8억6천만 달러 적자를 낸 데 이어 1월에는 적자가 33억8천만 달러로 급팽창했다. 1월 하순 하향 기조를 보이던 유가가 재급등한 2월도 낙관이 힘들어 무역수지가3개월 연속 적자행진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대외 악재가 갈수록 강도를 더하면서 새 정부가 목표로 하는 연간 성장률 6% 달성은 물론 5%를 지키기도 힘들어졌다.
 이로 인해 25일 출범하는 새 정부의 올해 경제정책 주안점은 성장 제고에 물가관리와 국제수지 방어라는 큰 부담이 더해졌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 여건 악화로 올해 우리나라 경상수지 적자폭이 당초 예상인 20억~40억 달러 내외보다 확대될 우려가 있으며 당분간 경상수지가 흑자기조로 돌아서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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