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우울증 환자 급증… 대책 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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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우울증 환자 급증… 대책 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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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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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방영된 한 종편채널 인기 프로그램에서는 우울증의 심각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방송에 등장한 아이는 에어컨 작동 소리에도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귀를 막고 오열하는가 하면 청소기 소음, 변기 물 내리는 소리, 주차장 경고음 등에도 공포를 느꼈다. 사실상 일상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반대로 학습기에 몰두할 때는 아빠와 엄마가 말을 걸어도 대답을 하지 않았으며 학습기에만 집중했다. 청각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아이가 부모의 말에는 전혀 반응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반응성 애착 장애’라는 진단을 내렸다. 성장 발달에 있어 애착이 중요한데 아이가 끈끈한 관계를 맺어야 할 부모와의 애착이 형성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엄마는 아이가 돌이 지난 후 우울증이 찾아와 아이가 인형처럼 느껴지고 감정이 사라졌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결국 엄마의 산후 우울증이 아이와의 정서적 교류를 차단해 심각한 정신적 장애를 초래한 것이다.

최근 들어 우울증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우울증과 불안장애로 치료받은 환자는 900만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국민 5명 중 1명이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앓고 있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젊은 연령층에서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이전 2019년과 이후 2021년 연령대별 증가율은 20대가 42.3%로 가장 크게 늘었으며 10대 이하 33.5%, 30대 24.9%, 10대 22.1%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교육·취업난, 사회 양극화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젊은층을 중심으로 우울증과 불안장애가 증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난임·우울증 상담센터 상담 건수는 2020년 1만9934건에서 2021년 3만278건, 2022년 3만6862건으로 지난 3년간 84.9% 증가했지만 전국에 운영되고 있는 난임·우울증 상담센터는 8곳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 집중돼 지방의 임산부들은 직접 센터를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복지부는 2024년 권역 상담센터 2개소를 지방자치단체에 공모해 추가로 설치·운영할 방침이지만, 이마저도 접근성이 떨어져 이용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처럼 젊은층을 중심으로 우울증 환자가 늘어나는 데도 정부 지원은 미미한 실정이다. 정부 보건 예산 중 정신건강 부문은 1.9%에도 불과하다. 우울증은 무엇보다 조기 발견과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우울증 환자들이 극단 선택에 이르기 전 미리 수렁에서 건져올릴 수 있는 특단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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