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확대 놓고 경북대 갈등 치달아
  • 김무진기자
의대정원 확대 놓고 경북대 갈등 치달아
  • 김무진기자
  • 승인 2024.03.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학 “정원 300명 늘려 달라”
교수측 “교육 질적저하” 반발
경북대학교가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 수요조사에 현재 110명인 의대 신입생 정원을 2배 이상인 250~300명까지 늘려 달라는 의견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총장과 의대 교수회 간 학내 갈등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앞서 교육부가 최근 의과대학이 있는 전국 40개 대학에 이달 4일까지인 정원 신청 기한을 준수해 달라는 공문을 발송했고, 홍원화 경북대 총장이 대규모 증원 요청 계획을 밝히자 권태환 경북대 의대 학장이 항의성 메시지를 보낸 데 이어 학장직 사의 의사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홍원화 총장은 지난 2일 공개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110명인 의대 신입생 정원을 250~300명으로 늘려 달라고 교육부에 전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경북대의 경우 의대 교수 55%가 증원에 찬성하는 상황”이라며 “1981년만 해도 한 학년 정원이 240명이었다. 그 시절 많을 때는 300명을 대상으로도 수업을 했으니 정원을 늘려도 충분히 감당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권태환 경북대 의대 학장은 같은 날 홍 총장에게 “저는 여러 차례 대규모 증원을 하면 교육이 매우 어려워진다고 말씀드렸다”며 인터뷰를 반박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권 학장은 “제가 82학번이어서 정확히 아는데 당시 경북 의대 정원은 160명이었고, 정부가 30%를 추가해 208명이 됐다”며 “240명이라는 숫자 자체도 오류지만 당시와 현재 의대 교육을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일부 교수들이 회의에서 ‘현재 교실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인 125명(15명 증원)까지 일단 받자’는 의견을 냈을 뿐인데 (홍 총장은) 마치 55%가 대규모 증원을 찬성하는 것처럼 말했다”며 “교육부로 보내는 서류 제출을 보류하거나 현행(110명) 동결 혹은 의대 학장협의회에서 요청한 10% 증가 폭 안에서 제출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음 주 교수들의 동의하에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같은 날 경북대 의과대학 교수회도 성명을 내고 “경북대 총장은 의학교육의 질적 저하를 초래하는 의대 입학 증원안을 당장 거부하라”고 촉구했다.
 
교수회는 “정부의 의대 입학 증원안에 대한 현 사태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하는 의대생들이 갑작스러운 휴학을 결정하고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해 병원을 떠나는 상황에서 대학 총장이 증원안에 찬성하는 의견을 낸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의대 교수 전체 회의의 의견을 무시한 채 독단적으로 내린 결정”이라며 “교수회는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의대 교수회는 또 “제자이자 동료인 학생들과 전공의들의 뜻을 존중한다”며 “만약 그들이 사법 조치를 통한 탄압을 받게 되면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의대와 협의 없는 독단적인 입학 증원안 추진을 중단하라”고 홍 총장을 거듭 압박했다.

한편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과 관련해 대구권 일부 대학은 4일까지 교육부에 의대 증원 관련 신청서를 제출할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가톨릭대의 경우 현재 40명인 의대 신입생 정원을 80~100명 사이로 늘리는 방안을 저울질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대학들도 증원에 무게를 싣고 규모와 관련한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