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의 소속 팀 흥국생명은 지난 2시즌 동안 ‘우승 후보’답게 순위표 상단을 장식했지만, 빈틈없는 전력은 아니었다. 시즌 내내 세터가 약점으로 지적됐고 김연경의 뒤를 받칠 날개 공격수도 부족했다. 사실상 흥국생명이 ‘강팀’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김연경의 존재 덕이었다.
그러나 김연경도 ‘신’은 아니다. 어느덧 30대 중반의 나이에 접어든 그가 혼자만의 힘으로 팀을 우승까지 이끌 수는 없었다. 김연경 외에 김수지, 김해란도 노장 축에 속하기에 전체적인 선수층의 보강이 필요했다.
김연경 역시 이를 모르지 않기에, 팀이 적극적으로 전력 보강에 나서기를 바랐다. 그는 지난 8일 2023-24 V리그 시상식에서 현역 연장 의사를 밝히면서 “구단에서도 열심히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분명 선수 보강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어진 FA 시장은 김연경의 바람대로 흘러가지는 않고 있다. 대어급 선수들이 대부분 행선지를 결정했다. 시장이 막바지로 향하고 있는데, 여전히 흥국생명은 잠잠하다.
‘최대어’로 꼽히던 강소휘는 한국도로공사로, 또 다른 날개 공격수 이소영은 IBK기업은행에 새 둥지를 틀었다.
정지윤과 나현수(이상 현대건설), 박혜민과 박은진(이상 정관장) 등은 재계약이 결정됐다.
날개 공격수의 보강이 필요했던 흥국생명이지만 한 명도 계약하지 못했다. 샐러리캡과 타 팀과의 경쟁이 치열했던 점 등을 고려해도 아쉬움이 크다.
지난해의 경우 베테랑 미들블로커 김수지를 영입하면서 ‘플러스’ 요인이 있었지만, 올해는 오히려 전력 유출이 생겼다.
국가대표 미들블로커인 이주아가 IBK기업은행과 계약을 맺으며 흥국생명을 떠난 것.
김수지-이주아의 미들블로커 라인은 상당한 경쟁력을 보였지만, 노장 김수지만 남은 현시점에선 순식간에 중앙이 빈약해졌다. 2023-24시즌을 부상으로 날린 김채연이 돌아올 것을 감안해도 전력이 약해진 것을 부인할 수 없다.
FA 시장에서 사실상 전력 보강에 실패한 흥국생명으로선 외국인 선발에 총력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를 시즌 중반 교체하면서 어려움을 겪었고, 아시아쿼터 외인 레이나 토코쿠도 썩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FA 보강에 실패하면서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외국인선수로는 득점력을 갖춘 거포 유형을 뽑고 아시아쿼터에서는 세터 보강에 눈을 돌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시즌 기업은행의 폰푼 게드파르드가 수준 높은 기량을 보여준 만큼, 흥국생명도 가장 급한 포지션을 수혈해야 하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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