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파이셔는 통나무 쓰러지듯 매트에 내동댕이 쳐졌다.
4년 전 동메달로 아쉬움의 눈물을 흘려야 했던 최민호는 기쁨의 눈물을 끝도 없이 흘렸고 안병근 남자대표팀 감독도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양 팔을 번쩍 치켜들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제자를 와락 끌어 안았다.
2003년 일본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이후 개인 통산 두 번째 메이저대회 금메달이 됐고 지난 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동메달을 땄었다.
최민호는 "사실 어제가 진짜 생일이었는데 최고의 생일 선물을 받은 셈이 됐다. 체급을 하나 올려 도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자 48㎏급에서는 4강에서 다니 료코(일본)를 물리친 알리나 알렉산드라 두미트루(루마니아)가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다니는 동메달 결정전에서 루드밀라 보그다노바(러시아)를 물리치고 동메달을 따는데 그쳤다.
그러나 다니는 올림픽에서 5번째 메달을 목에 걸어 유도에서 최다 메달을 획득한 선수가 됐다. 이전에는 다니까지 세 명이 네 개의 메달을 따낸 것이 최다 기록이었다.
다니는 "올림픽에 5회 연속 출전한 것이 자랑스럽다. 앞으로 계획은 주위 사람들과 상의를 해봐야 될 것 같다"면서 종료 33초를 남기고 혼자 지도를 받은 판정에 대해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심판이 판정을 내리면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같은 체급에 출전했던 김영란(27.인천동구청)은 8강에서 두미트루에게 허벅다리되치기 한판으로 져 탈락했고 박옥송(북한)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폴라 벨렌 파레토(아르헨티나)에 경기 종료 직전 절반을 내줘 역전패했다.
남자 60㎏급에 출전했던 히라오카 히라오키(일본)까지 내심 금메달 2개 독식을 노렸던 일본은 다니의 동메달 하나로 첫 날을 마쳤다.
히라오카는 첫 판에서 윌리엄스 머레이(미국)에 지도패를 당해 탈락했다.
여자 48㎏급은 다니가 최근 2회 연속, 남자 60㎏급은 노무라 다다히로가 최근 3회 연속 금메달을 맡아놓고 따던 체급이라 일본은 첫날 결과에 적잖이 실망스러워 하는 표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