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라는 `유령’에 휘둘린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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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라는 `유령’에 휘둘린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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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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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네르바. 그는 `인터넷 경제대통령’으로 불렸다. 근거는 알 수 없지만 그가 인터넷 포털 다음 `아고라’에 이명박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신랄한 비판으로 경제위기에 고통을 겪고 있는 서민들의 감정을 자극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왔다. 그는 작년 `9월 위기설’을 내놨다가  9월이 별 일없이 지나가자, 3월 위기설을 유포한 장본인이다. 그러면서 `대정부 긴급 공문 발송’이라는 글을 통해 “ (정부가) 주요 7대 금융 기관 및 수출입 관련 주요 기업에게 달러 매수를 금지하라고 명령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기획재정부는 일개 인터넷 논객 주장에 `사실무근’이라는 보도자료를 내놔야 했다. 대한민국 정부 부처가 익명의 인터넷 논객을 상대로 입장을 해명하는 가믹힌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그의 도발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이명박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대해 “과거 모델인 SOC 투자에서 모든 비극은 시작 된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경제 총수인 강만수 재정부 장관에게는 “제발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미국과 유럽, 중국이 국책사업으로 경제를 부양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이른바 뉴딜 정책에는 한마디 평가도 없었다. 오직 정부를 흔들고 자기의 현란한 경제지식을 과시하는 것으로 일관했다.
  문제는 네티즌들이 미네르바에 열광했다는 사실이다. 그가 작성한 글은 순식간에 수십만의 조회 수를 기록했고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로 확산됐으며 그를 위한 카페가 속출했다. 이명박 정부에 불만을 가진 사회소외세력의 감각을 자극하자 이성이고 판단이고 팽개친 채 그에게 열광하며 정부 비난에 앞장선 것이다.  인터넷 망국 소리를 듣는 한국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한심하고 또 한심한 현상이다.
  그런 그가 자신의 실체를 “서브프라임 자산 설계에 발을 담갔다, 죄송하다”라며 절필과 인터넷 퇴장을 신고했다. 그가 몸담았다고 실토한 서브프라임은 미국 경제 뿐만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각국을 경제위기의 공포로 몰아넣은 금융상품이다. 사실상 사기행위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는 또 미국 유학을 끝내고 “6·25 이후 최악의 경제 위기라는 그 순간을 외면하고 조국이라는 곳에 비수를 꼽은 외국 애들 한 가운데 섞여있었다”고 한국경제를 분탕질한 외국 금융자본의 하수인이었음을 토로했다.
  미네르바 현상은 우리의 부끄러운 `인터넷 종말 사회’의 자화상이다. 말초신경을 자극하고 남을 비난하면 거기에 흥분하고 광분하는 세태에 대한 통렬한 반성문이라는 얘기다. 인터넷이여 정신 차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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