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포항시의 1단계 공공근로사업이 시작부터 이상하게 굴러가고 있다. 지난해 보다 사업에 투입되는 인원이 줄어든데다 사업예산 또한 사실상 축소지향성이다.사업인원은 지난해 160명보다 13명이 줄었다. 포항시의 올해 공공근로사업 예산은 지난해 13억9300만원보다 900만원이 많기는 하다. 금액만 보면 틀림없이 증액이지만 사실상 동결이다.인건비·물가상승을 감안하면 감액과 무엇이 다른 것인지 의문이다.
공공근로사업에 투입되는 사람은 18~65세 사이의 실업자와 저소득 계층이다. 이들은 식비3000원과 일급 3만2천원을 받는다. 주5일 40시간을 일하고 받는 보수는 17만5천원에 지나지 않는다. 한 달 4주를 통틀어 봤자 70만원이 고작이다. 이 돈으로는 입에 풀칠하기에도 버겁다. 그래도 서민들은 이 돈을 생명줄같이 여기고 있다. 어느 공공근로자의 말마따나 “생계와 직결되는 돈”인 까닭이다. 이들을 보살피는 책무를 띤 포항시가 해야 할 일은 뻔하다. 그런데도 그 실상은 이미 어깃장이 나고 말았음이 입증됐다.
서민의 생활고를 설명하자고 어렵고 거창한 경제이론을 들먹이지 않아도 된다. 주화(동전)의 통용실태가 그 해답이다. 지금 시중에는 돼지저금통 안에서 낮잠 자던 동전들이 대량 유통되고 있다. 화폐의 기능 측면만 본다면 반가운 현상일지 모르나 서민의 생활고란 측면을 들여다보면 자못 씁쓸한 이야기일 뿐이다. 게다가 은행에 들어오고 있는 구권 화폐가 다달이 수십억 원씩 된다고 한다. 신권 화폐에 자리를 내주고 빠르게 자취를 감춘 줄로만 알았던 구폐들이 퇴장된 채 살아 숨 쉬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귀찮게 여기던 동전까지 알뜰히 챙겨 쓸 만큼 살기가 팍팍해졌다는 실증이 아닌가.
서민의 생활고에 직격탄을 날리는 것은 고물가다. 요즘 물가는 `오늘도 상승 중’이다. 지난해 정권이 바뀌면서 `MB물가’란 신조어가 생겼다. 이명박 대통령이 관심을 보인 52개 생활필수품 가격이다. 지금은 이 MB물가조차도 오르고 있다. 소주, 세제, 샴푸 같은 생필품 다수 품목이 오름세를 타고 있다. 물가는 연동작용을 일으킨다. 저 혼자 오르는 법이 없다. 한 가지가 오르면 다른 품목 값도 덩달아 오르게 마련이다. 머잖아 물가인상 파동이 되살아날지도 모를 일이다. 동빈내항 복원, 영일만 개발은 물론 중요하다. 그렇다고 서민의 민생은 사각지대에 팽개쳐도 된다는 이야기는 있을 수 없다. 자칫 응달에 묻히기 십상인 저소득계층 생계 보살피기는 입으로만 하는 게 아님은 당국자들이 더 잘 알고 있는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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