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 오징어, 산골 오징어에 밀려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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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 오징어, 산골 오징어에 밀려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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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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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륙지방에서 오징어가 나온다. 무슨 소린가 싶지만 사실이다. 충북 영동군과 전남 보성군 이야기다. 그저 냄새나 풍기는 정도가 아니다. 동해의 맹주인 `울릉 오징어’를 밀어낼만큼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자칫 안방마저 빼앗길 위기에 맞닥뜨린 울릉 오징어로서는 비상 대책이 절실한 시점에 이르렀다.
 내륙 오징어는 그 생산 과정부터가 다르다. 영동 오징어는 부산 어시장에서 대량으로 사들인다. 이 오징어를 지하 170m 천연 암반수로 씻어 말린다. 물론 바다가 없으니 덕장은 산골 바람을 이용한다. 이렇게 말린 오징어는 맛부터가 다르다. 짜지도 않거니와 쫄깃거리는 육질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말았다는 평가다. 보성 에서 생산되는 오징어는 특산품인 녹차물로 오징어를 씻어 말린다. 그래서 그 브랜드가 `녹차 오징어’다.
 어업과는 거리가 먼 산골 주민들이 만들어내는 오징어는 나라 안팎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최근 몇달 사이에 영동군 학산면 박계마을 주민들은 30여억원을 벌어들였다. 이 것이 전부가 아니다. 해외에 수출까지 한다. 미국, 캐나다, 호주, 독일, 일본 시장까지 줄을 이었다. 보성 녹차오징어도 마찬가지다. 울릉 오징어보다 값도 비싸다. 한 축(20마리)에  1만 ~ 2만원이나 비싼데도 품귀현상마저 빚고 있다. 없어서 못팔 정도니 비싼데도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다. 한마디로 울릉 오징어에 비상이 걸렸다.
 이제 울릉 오징어가 독무대를 휘젓던 시대는 저물어 가고 있음을 절감하게 된다. 혼자 뛰어서 1등하던 호시절에 낙조(落照)가 드리우기 시작한 것이다. 경쟁력 확보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 돼버렸다. 다행스럽게도 울릉 해역엔 해양심층수가 있다. 서둘러 개발해 내륙의 천연암반수보다 윗자리를 차지해야 한다. 바닷바람과 산골바람의 우열을 가릴 수야 없는 노릇이지만 짠맛을 없애려면 씻어내는 물이 승부처가 될 것임은 어업 전문가가 아니라 해도 알만한 일이다.
 내륙산 오징어의 활황 소식을 들으면서 창의성의 중요성을 더욱 절감하게 된다. 해산물을 산촌에서 가공해서 터줏대감을 밀어낼 기세인데 이게 어디 대수롭지 않은 일인가. “불가능은없다”는 말이 뼈저리게 다가온다. 경북은 산악이 주류를 이루는 곳이다. 이 지형을 활용해 성공사례를 만들 연구와 노력을 기울여 볼만하지 않은가. 길은 찾으면 열리게 마련임은 산골 오징어가 이미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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