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신정환과 MC 몽 그리고 김황식 총리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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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신정환과 MC 몽 그리고 김황식 총리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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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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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환의 `도박’, MC몽의 `생니’, 김 총리후보의 `不同視’
(freezonenews)
 
 가수로 출발해 입담 좋은 종합방송인(?)으로 맹활약하던 신정환 씨가 국제 미아 신세가 됐다. 신 씨는 필리핀 카지노에서 거액을 잃었고, 댕기열에 걸려 입원했다고 새빨간 거짓말까지 했다가 들통나 만신창이가 되었다. `연예인도 공인’이라는 우리 사회의 엄격한 잣대에 비춰, 신 씨가 다시 방송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기는 쉽지 않을 듯 하다.
 `연예인도 공인’이라는 인식이나 주장에 대해 반론이 있을 수 있다. 사회적 공기인 `방송’을 무대로 돈벌이를 한다는 점에서 `공적 책무’를 강요할 수 있지만 그것이 연예인 개개인의 사적 영역까지 과도하게 확장되는 것은 왠지 촌스럽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신정환 씨가 해외 도박판에서 거액을 날리고 거짓말로 대중을 우롱한 대목은 엄격히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 최소한 자라나는 어린 세대들이 신 씨를 통해 잘못된 것을 따라 배우게 만들 수는 없기 때문이다.
 국무총리로 내정된 김황식 감사원장은 출신지역이 총리로선 최초로 `전남’이라는 점에서 야당의 반대 수위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비교적 큰 흠결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내정자 역시 한국사회 고위직들의 고질병인 `병역기피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감사원장 재임시절 부인이 고가의 다이아몬드를 구입했다 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딸이 고모가 총장으로 있는 대학에 시간강사로 취업했다는 등의 크고 작은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국회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만약 김 후보자가 신정환 씨처럼 해외에서 거액의 도박을 했었다면 결코 총리로 내정되지 못했을 것이다. 신 씨의 부인이 거액의 다이아몬드를 구입했다고 하면 `공인의 기준’에서 그것은 논란의 대상조차 될 수 없는 일이다. 결국 `연예인도 공인’이라는 얘기와 대한민국 고위 공직자에 요구되는 공인의 품격은 애초부터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신정환 씨가 `연예인도 공인이다’라는 기준에서 지탄을 받는 상황에서 김황식 총리 내정자에 대한 청문회가 시작된다. 대한민국 총리라면 제발 군대는 제대로 갔다 온 분이 됐으면 하는 소망은 국민 누구나 품는 생각일 것이다. 대한민국 총리가 젊은 날 해외에서 카지노에 갔던 경험이 있을지라도, 그래서 다소 심하게 돈을 잃었던 경험을 갖고 있더라도, 신정환 씨처럼 특공여단 출신이라면 차라리 그런 사람이 총리가 되는 것이 `공정사회’를 위해서라도 더 낫다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카지노에서 돈을 잃는 것은 전적으로 개인이 책임질 영역이지만, 눈이 나쁘니 어쩌니 하면서 군대를 가지 않은 것은 `공정사회’에 결코 적합한 조건이 아니다. 신정환 씨보다 치아 때문에 병역을 기피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MC몽을 더 괘씸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공정사회 총리감으로 병역에 하자가 있는 후보를 내정한 것은 못내 아쉽고 조금은 서글퍼지는 오늘이다.
 더구나 김 총리 후보자 같은 이 나라의 지도층과 고위공직자들의 병역면제가 MC몽 같은 철부지들에게 `귀감’이 됐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버릴 수 없다. 김 후보자가 두 차례 징병검사를 연기했고, 두 차례 징집을 회피한 끝에 고등고시에 합격한 것과 일곱 차례 징집을 연기하다 생니를 뽑아 연예인 생활을 이어간 MC몽이 별로 다를 게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김 후보자나 MC몽처럼 보통의 젊은이들도 병역을 면제받았다면 지금보다 훨씬 출세했을지 모른다. 군에 바친 2년 이상의 청춘을 공부나 전공 연마에 힘썼다면 취업과 창업에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병역의무란 이렇게 신성하고 엄숙한 것이다. 남들이 국가를 위해 스스럼없이 군문에 들어설 때 컴컴한 고시방에 틀어박혀 6법전서를 달달 외워 판사가 되고 검사가 됐다는 그런 인물이 나라와 국민에게 무슨 소용이 있다는 말인가. 또 멀쩡한 생니를 뽑아 병역을 회피하고 잘나가는 노래로 인기를 얻은 연예인이 어디 쓸모가 있겠는가? 자, 이제 김황식 후보자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할 시점이다. 눈이 나빠 군에 안간 김 후보자가 고등학생 때 농구와 배드민턴 선수로 활약했다니 더 기가 막힌 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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